KBS와 MBC는 지난 14일 이정수의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 소식을 뉴스시간에 단신 처리했다. KBS는 메인 뉴스인 ‘뉴스 9’에서 이정수의 금메달 획득을 일반 뉴스 시간에 보도하지 않고 스포츠뉴스 시간에 다섯 번째 소식으로 다뤘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이정수의 금메달 획득을 다섯 번째 뉴스로 짧게 전했다.
◇방송사의 중계권 갈등이 뉴스보도에까지 영향을 미쳐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사진은 SBS에서 단독 중계한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식 장면. |
KBS는 “SBS가 매일 2분 분량의 경기 영상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SBS 화면 제공’임을 알리라고 요구해 안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도 KBS와 MBC는 단신 처리했다.
KBS는 13일 ‘뉴스 9’을 통해 “이번 올림픽은 독점 중계권사인 SBS의 취재 제한으로 KBS와 MBC 등 중계권이 없는 방송사는 뉴스보도에도 많은 제약을 받게 됐다. SBS가 경기 화면 제공에도 제한을 둬 정상적인 취재와 보도가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MBC는 동계올림픽 개막을 보도하면서 미국 CNN 방송이 제공한 영상을 화면에 사용했다.
이에 대해 SBS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맞게 타 매체에 취재 협조와 영상 제공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청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방송 3사를 비난하고 있다. KBS·MBC·SBS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중계권은 방송사 문제지 시청자까지 영향을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시청자들이야 누가 중계하든간에 우리 선수들 활약상을 빠짐없이 시청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등 방송사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한편, SBS는 이번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와 관련, 대회 초반이긴 하지만 시청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SBS는 “개막식의 시청률이 11.3%로 나왔는데 이전 토리노 대회에 비해 10배가량 뛴 수치”라고 말했다.
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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