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유행성 눈병이 돌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요즘 유행하는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성이며, 강한 자외선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하고 있다. 우리의 눈은 눈꺼풀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나 결막과 각막은 외부에 노출돼 세균이나 유해물질에 감염되기 쉽다. 특히 요즘같이 활동적인 계절이 되면 학교·백화점·수영장· 운동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게 되고, 서로 접촉이 많다 보면 눈병이 잘 생기고 전염속도도 빨라 환자가 늘기 마련이다. 여름철에 주의해야 할 눈병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안과 전문의가 환자의 눈 질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눈병이 유행할 때는 수건이나 개인 소지품 등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눈에 부종·충혈·이물감 등이 있을 경우에도 손으로 비비거나 만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
발병 초기에는 충혈·통증·눈물 흘림· 심한 이물감이 나타난다. 감염 후 약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발병 후 5∼14일 사이에 눈부심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각막 중심부에 발생한 상피성 각막염 때문이다. 귀 앞 림프선의 종창 및 통증이 있고 급성기에는 눈꺼풀이 붓거나 심한 충혈이 생긴다. 어린이는 인두통 및 설사를 동반한다. 증상은 약 1주 정도까지는 심해지고, 그 후 대개 2∼3주 사이에 좋아진다. 회복기간은 사람에 따라 2∼3주에서 1∼2개월로 차이가 크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안과 한재룡 교수는 “감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각결막염 바이러스를 직접 사멸시키는 약제는 없기 때문에 냉찜질을 해 통증을 완화하고 눈 주위를 청결하게 하는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와 증상에 따라 가려움을 줄이는 항히스타민제 안약, 자극감을 줄이는 인공눈물성분 안약 등이 주로 쓰인다.
‘아폴로 눈병’으로 알려진 눈 질환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 인공위성이 발사되던 해 가나(Ghana)에서 처음 발병돼 이렇게 불린다.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며 매우 급속하게 발병하지만 병을 앓는 기간이 짧다. 자각증상으로 안통· 눈부심· 이물감 및 눈물 흘림 등이 있다.
눈꺼풀의 부종이나 결막하출혈 또는 결막의 부종도 볼 수 있다. 환자의 25%에서는 열이 나거나 무력감, 전신근육통이 나타나고, 드물게는 하지가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법은 유행성 각결막염과 비슷하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점안하고 눈꺼풀이 심하게 부으면 소염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각막염이 있으면 부신피질 호르몬제 안약을 사용한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에 의해 발병되므로 손을 자주 씻고, 전염이 되지 않도록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바깥활동이 많은 여름철에는 자외선에 의한 각막염도 주의해야 한다. 야외에서 직사광선을 받게 되면 햇빛 속의 자외선에 의해 각막상피가 손상돼 각막에 염증이 생긴다. 증상으로는 자외선에 노출된 지 몇 시간 뒤에 결막이 충혈되고 때로는 눈이 몹시 붓게 되며 눈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대개 1∼3일 후에는 증상이 없어지지만 증상 치료를 위해서 차가운 찜질, 균의 감염예방으로 항생제 안약을 사용한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눈의 안정과 휴식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뙤약볕에 나가는 것을 피하고, 외출할 때는 자외선이 차단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눈병 예방을 위해서는 청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되도록 손으로 눈을 비비는 등 눈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 눈썹에 붙은 분비물은 손으로 닦아 내지 말고 면봉 등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안대도 2차적인 세균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눈병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극장·백화점·학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과 목욕탕과 수영장은 출입을 삼가야 한다.
새빛안과병원 박규홍 병원장은 “눈병은 가족 내 전염이 많은 만큼 가족 중에 눈병을 앓는 사람이 있으면 수건·비누·컵 등은 따로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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