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러 대통령 → 푸틴 총리의 조수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은 29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등에 대한 미 외교관들의 보고 내용을 “다채롭고 분명한, 비외교적 언사로 된 말잔치”라면서 소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무기력한 늙은 녀석(flabby old chap)’으로 묘사됐다. 미 외교관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해 “육체적, 심리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보고했다.
2008년 말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이 보낸 전문은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관계를 ‘배트맨(푸틴)과 그의 조수 로빈(메드베데프)’으로 표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의 상급자이지만 “그는 배트맨 푸틴의 조수 로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파리 미 대사관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내각, 총리를 경질한 데 대해 보고하면서 “다른 사람의 비판 모욕 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권위주의적인 성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해서는 온갖 악평이 쏟아졌다. 엘리자베스 디블 로마 주재 미 대사관 대리대사는 “유럽의 지도자답지 않게 무기력하고, 헛된 자만심만 강하며, 일 처리도 비효율적”이라고 혹평했다. 로마 대사관의 또 다른 보고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육체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허약한 지도자”라면서 “종종 밤늦게까지 파티를 벌여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어떤 사실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그를 반대하는 아주 괴상한 얘기나 음모을 전달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휘둘리는 극도로 허약한 남자”로 묘사됐다.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남을 무시하길 잘하고 지루하게 만들며 또 참을성이 없다”고 보고됐다.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그냥 이상한 사람”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아하고 매력적이지만 약속을 결코 안 지키는 사람”으로 묘사됐다.
김기홍 선임기자 kimk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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