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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정부와 갱 결탁한 마피아 국가”

입력 : 2010-12-03 02:14:11 수정 : 2010-12-03 02: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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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점에 있는 부패국
행정·범죄 구분조차 안돼”
한해 뇌물 3000억弗 추산
러시아를 ‘마피아 국가’로, 그 정점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온갖 추잡한 행태들을 적시한 내용이 미 외교전문에 담겨 파문이 일고 있다.

러시아 핵심 권력은 범죄조직과 손잡고 정치적 후원을 대가로 부정한 돈을 챙긴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이 2일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에 묘사된 러시아는 부정적인 내용 일색이다.

“푸틴의 지도력 아래에 있는 러시아는 부패한 독재국가다, 정부 관리들과 범죄조직이 결탁해 사실상의 마피아 국가를 형성하고 있다, 한 해 뇌물 액수가 3000억달러로 추산되고 정부 활동과 범죄조직 활동을 구분하기조차 어렵다”는 식이다.

대부분 폭로 내용은 스페인 검찰의 호세 페페 그린다 곤살레스 검사의 입에서 나왔다. 곤살레스는 스페인에서 암약하는 러시아 마피아를 10년 이상 수사했던 검사다. 스페인 당국은 이 수사로 최고위급 마피아 두목 4명을 포함해 모두 60여명을 체포하는 개가를 올렸다.

곤살레스 검사는 지난 1월 마드리드 주재 미국 외교관에게 “러시아와 벨라루스, 체첸은 사실상 ‘마피아 국가’로, 정부와 범죄조직의 활동을 구별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내 한 정당이 마피아와 결탁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 정보 당국이 터키 내 혼란을 부채질하기 위해 쿠르드 반군에 무기 공급을 주도했으며, 2009년 이란행 미사일을 싣고 가던 북극해 화물선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고 전했다.

러시아에서 횡행하는 뇌물의 맨 꼭대기에는 크렘린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 밑에는 시장이나 주지사 같은 일군의 고위 관리들이 있어 마치 세금을 걷는 것처럼 뇌물을 챙긴다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는 연방보안국(FSB·전 KGB)과 내무부, 경찰이 뒷돈을 받아 챙기는 3단계 먹이사슬 구조라는 설명이다. 존 베일리 주러시아 미국대사는 “모든 것은 크렘린에 달려 있다. 유리 루츠코프(전 모스코바 시장)를 비롯한 시장들과 주지사들이 크렘린 내 핵심 인사들에게 상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베일리 대사는 범죄 조직들이 경찰, 연방 보안국, 내무부와 긴밀하게 연결된 ‘마피아 세상’에 흠뻑 빠졌다고 적었다.

연방보안국은 보호 차원에서 마피아 두목을 교도소에 수감하기도 한다. 마피아가 의회로 진출하기도 한다. 베일리 대사는 “러시아 정부는 범죄 조직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정치적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보다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고 보고했다. 전문은 푸틴 총리가 마피아 조직에 연루됐는지, 마피아 활동을 통제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 푸틴은 1일 미국 CNN방송의 인기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전문 내용을 일축했다.

김기홍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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