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스헬기·최영함 위협 사격으로 해적 혼란
15명 공격팀 승선해 15분만에 선교 장악 21일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은 한국 해군의 우수한 작전능력을 보여준 쾌거였다. 작전개시 전부터 치밀한 준비계획을 수립했고, 진압작전 시 링스헬기와 최영함의 함포로 위협사격을 가해 해적에게 혼란을 준 기만작전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해적 따돌리고, 고속단정 3척 하강
이번 작전의 성공 여부는 고속단정을 해적의 눈을 피해 안전하게 삼호주얼리호에 접근시키느냐에 달려 있었다. 최영함은 좌우기동을 통해 삼호주얼리호의 반대편으로 고속단정을 내렸다. 해적들이 최영함에 가려 하강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삼호주얼리호의 함미로 접근했다.
청해부대장 조영주 대령은 작전 개시 직전인 새벽 4시43분(이하 현지시간) 부산 소재 해군작전사령부에 ‘청해부대 전투배치 완료’를 보고했다. 4시58분 청해부대에 탑재된 고속단정이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바다에 내려지기 시작했다. 미군 측 정찰기를 통해 해적들의 경계 모습이 실시간 파악됐다.
이윽고 저격용 기관총을 장착한 링스헬기가 5시23분 최영함에서 이륙했다. 이미 최영함에서는 두 차례 한국어로 “곧 구출작전을 시작한다. 안전한 곳에 대피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링스헬기는 5시40분 K-6 기관총으로 삼호주얼리호 레이더와 통신안테나를 무력화했고 선교에 있던 해적 한 명을 조준, 사살했다. 링스헬기와 최영함의 저격수들이 기관총 사격을 하는 동안 고속단정에 있던 특수전 공격팀이 삼호주얼리호를 향해 돌진했다.
◆15명의 공격팀 모두 승선…선교 장악
6시9분 15명으로 이루어진 2개 공격팀 중 2번팀이 먼저 삼호주얼리호 선미 갑판에 올랐다. 6시15분 공격팀 2개조 15명 모두가 등반 시작 6분 만에 성공적으로 삼호주얼리호 갑판에 안착했다. 공격팀 방탄헬멧에 달린 영상카메라로 모든 상황이 본국으로 중계됐다. 외부 갑판에서 선교가 있는 구조물로 진입하면서 해적 1명을 사살하고, 6시30분 선교를 장악했다. 석해균(58) 선장이 총상을 입은 사실을 확인, 즉시 미 해군 구축함에 긴급구조를 요청했다. 이어 공격 1팀은 데크하우스의 격실을, 다른 팀은 기관실을 수색했다. 수색과정에서 해적 4명을 사살했으며, 6시35분 선장실 주변에 있던 해적 두목을 사살했다.
◆작전 시작 3시간20분 만에 한국인 선원 8명 모두 구조
여명시간인 6시45분 공격팀은 선교에서 선원 13명을 구조했다. 이 중 한국인 선원은 5명이었다. 특수전 요원들이 “선원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입니다. 현재 선박은 대한민국 해군이 장악하였습니다. 안심하시고 갑판으로 나와 주십시오”라고 알렸다. 석 선장은 최영함으로 이송돼 사관실의 임시수술대에서 최소 응급조치를 받았다. 7시57분 다시 인질 수색 및 해적소탕 작전을 개시하는 한편 최영함에서 장거리 음향 송신장치(Long Range Acoustic Device)를 이용해 해적투항 경고방송을 계속 실시했다. 해적 2명이 손을 머리 위로 높이 들고 투항했고, 5명의 선원들이 선상으로 나왔다. 날이 훤히 밝은 8시16분 한국인 선원 8명 전원을 포함해 모두 18명의 선원을 구조했다.
◆청해부대장 작전완료 보고
이제 남은 것은 숨어 있는 해적 5명, 그리고 미얀마 선원 3명. “코리가 드헤그, 에스디힙. 에스타그 하디칼레 완코 투칸(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러면 살려줄 것이다)” 청해부대는 소말리아어로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작전팀은 비상타기실을 향해 이동했고, 9시20분 격실에 숨어 있던 해적들이 총격을 가해 교전이 벌어졌다. 9시32분 교전 중 해적 1명을, 9시45분에는 남은 해적을 모두 생포했다. 조영주 대령은 9시56분 ‘아덴만 여명작전을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이우승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