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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펀드 가입자들 “환매 할까 묻어 둘까”

입력 : 2011-03-16 09:43:45 수정 : 2011-03-16 09: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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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여파로 주가 급락… 딜레마에 빠져
환매 결심땐 조기에 반대 결정땐 6개월 이상 지켜봐야
갈아탄다면 고속성장 기대 러시아 펀드 등 눈여겨볼만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 펀드 가입자들은 좌불안석이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진 발생 이후 연일 폭락세다. 따라서 당장 환매하자니 폭락에 따른 손실을 각오해야 하고, 묻어두자니 단기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손실악화를 계속 감내할 수 있을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일본 펀드

환매를 결심했다면 하루라도 일찍 감행하는 편이 낫다. 반대로 결정했다면 6개월 이상 끌고 가면서 수익률 회복을 기다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다만 무턱대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일본 주식시장 반등 시마다 펀드 비중을 줄여 손실위험도 덜어내는 것도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 펀드는 모두 92개로, 설정액은 5821억원이다. 주식형인 일본 펀드의 최근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4.90%, 14.32%로 쏠쏠한 편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일본 증시의 낙폭이 컸고, 회복마저 더뎠던 탓에 금융위기 이전 가입자는 최근에야 어느 정도 수익률을 만회하는가 싶었는데, 대지진을 만나 또다시 수익률 급락을 견뎌야 하는 실정이다.

이철희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자연재해 발생 시 주가 흐름을 보면 2개월 동안 내린 다음 3개월간 회복하는 과정을 거쳐 원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통상 5∼6개월은 걸린다”며 “일단 일본 증시가 빠지기 시작한 만큼 환매를 결정했다면 하루라도 일찍 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일본 펀드가 지난해 말부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완만한 경제 회복과 엔화 약세라는 매력 때문이었다. 이런 매력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불투명한 탓에 장기적으로 다른 대안을 찾으라고 권하는 전문가도 있다.

◆갈아탄다면 어떤 상품으로

환매에 앞서 새 투자처는 미리 알아봐야 한다. 먼저 분산투자 목적으로 해외자산을 계속 갖고 나간다면 안정적인 선진국 시장이나 성장성이 높은 신흥국가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할 가능성이 크므로 일본 펀드에서는 순유출 규모 확대 및 수익률 하락이 예상된다”며 “선진시장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갈아타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김인응 우리은행 서울 잠실PB센터장은 “앞으로 고속성장이 기대되는 러시아 펀드를 추천한다”며 “다만 변동성이 큰 점이 흠이라 안정을 지향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주 해외 주식펀드 수익률이 1.13%를 기록했다. 이 중 북미 펀드는 0.63%, 유럽 펀드는 0.40%의 수익을 냈다. 러시아 펀드는 1.45%로 평균을 넘겼고 프런티어 마켓 펀드(3.02%), 동남 아시아 펀드(2.83%), 중국 펀드(1.72%), 유럽 신흥국 펀드(1.47%), 소비재 섹터 펀드(1.66%)가 좋은 성과를 올렸다. 다만 일본 대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팽배해지면 아무래도 선진국 펀드로 돈이 몰리고 더 나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나 은행 정기예금, 후순위채권 역시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른다. 김인응 센터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성장 가능성이 큰 우량 가치주에 투자하는 좋은 상품들이 많다”고 전했다. 제로인이 집계한 지난주 국내 일반주식 펀드의 수익률은 0.8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0.55%)을 웃돌았다. 중소형 펀드가 1.1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고, 배당주식 펀드도 0.94% 올랐다.

안전한 투자처로는 금리가 연 4%대 후반인 은행 정기예금이나 우리은행이 곧 발행할 후순위채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은행 후순위채의 금리는 6%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다린다면 비중 축소해야

일본 펀드를 환매할 때를 놓쳤다고 판단한다면 수익률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진이 경제의 방향성이나 자산의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며 “이번 사태의 규모가 커 시간이 다소 걸리기는 하겠지만, 장기간 이어질 성질은 아니어서 성급하게 갈아타기보다 조금 더 인내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증시가 앞으로 하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고, 일본 정부가 복구를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단행하더라도 경기회복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일본 증시는 단기적인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조정을 거친 뒤 완만하게 회복될 전망”이라며 “일본 펀드의 수익률 역시 회복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증시가 반등하면 일본 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축소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1995년 5월 한신 대지진 당시 주가가 지진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는 7개월이 걸렸다.

이번 복구사업을 통해 일본 경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신뢰한다면 급락 후 반등을 노리고 일본 펀드를 유지하거나 매입하는 공격적인 투자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대표적인 일본 펀드 수익률 현황    
펀드명 수익률(단위:%) 수수료(단위:%) 설정액
(단위:원)
1개월 3개월 1년 선취 총 보수
신한BNPP탑스일본증권투자신탁1 0.33 7.76 5.86 1.00 1.22 139억
푸르덴셜일본주식&리츠증권투자신탁1 0.70 4.80 7.82 1.00 1.00 242억
대신부자만들기일본증권자투자신탁 -0.76 4.06 0.18   1.78 114억
프랭클린템플턴재팬플러스증권투자신탁 -1.28 4.44 10.62 1.00 2.17 383억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1 -1.50 2.45 -1.46 1.00 1.07 117억
산은 S&P Japan증권투자신탁1 -1.51 4.20 -0.06   1.48 143억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55 2.34 -1.36 0.80 0.90 187억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1 -1.74 5.47 1.57 1.00 1.86 233억
피델리티재팬증권자투자신탁 -1.99 6.74 7.51 1.20 1.87 115억
하나UBS일본배당증권투자신탁 -2.04 5.34 -0.84   1.99 270억
자료:다음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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