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55억 받을 수 있나

국내서 혼인신고 안해 사실혼 파탄 시기가 관건

위자료·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한 배우 이지아(33·본명 김지아)씨가 가수 서태지(39·본명 정현철)씨한테서 55억원을 받아낼 수 있을까. 이번 소송의 핵심은 ‘이혼 시기’다. 민법상 이혼 시점으로부터 정해져 있는 위자료·재산분할 청구 시효가 승패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들의 결혼 시점은 1997년이다. 그러나, 지난 3월과 4월에 열린 2번의 공판에서 서씨와 이씨 측은 각각 2006년과 2009년 미국에서 이혼했다며 관련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혼 후 소멸 시효가 위자료 2년, 재산분할 3년으로 정해져 있어 이혼 시기만 확정되면 다툼은 크게 줄어든다. 더구나 두 사람이 미국에서 법률혼 관계였다면 서류상 이혼 시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들이 법적으로 결혼한 흔적이 없다. 이씨가 소속된 기획사는 “2004년 이씨가 데뷔할 때 등본은 깨끗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국내에서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상 혼인 관계(사실혼)였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사실혼’이란 당사자가 주관적으로 혼인할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될 만한 혼인생활 실체를 갖추고 있으나 다만 혼인신고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준하여 보호할 가치가 있는 형태다.

이럴 경우 두 사람의 입장에 따라 헤어진 시점을 각각 달리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판단이 소송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민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