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당국선 단독 범행에 무게 노르웨이 연쇄 테러범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오슬로에서 폭탄테러를 감행하기 1시간30분 전쯤 그가 가진 1003개의 이메일 주소로 테러계획이 담긴 ‘2083: 유럽독립선언서’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을 수신한 사람 중 250여명은 영국 내 극우단체인 ‘영국수호동맹(EDL)’ 회원인 것으로 드러나, 이들과 브레이비크의 관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 브레이비크와 EDL의 관계를 조사하던 영국 경찰당국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브레이비크는 그간 EDL이 벌인 데모에도 참석했으며, 이달 EDL 회원들과의 인터넷 채팅에서 “좋은 일을 하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그는 동영상 제공 사이트 유튜브에 테러 시작 1시간20분 전쯤 자신이 총을 들고 있는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브레이비크는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테러계획을 수차 예고했던 셈이다.
그러나 노르웨이 정보당국은 브레이비크가 다른 세포 조직과 연계됐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보기관 수장 얀네 크리스티안센은 “조사관들이 브레이비크가 노르웨이나 외국의 다른 극단주의자들과 연계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브레이비크가 완전히 혼자 범행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레이비크가 테러를 벌인 노르웨이의 인접 국가인 벨기에는 극우세력의 추가테러를 우려하고 있다. 벨기에 정보당국은 브레이비크가 선언서에서 벨기에 내 원자력발전소나 정유시설 등을 테러할 것을 거론해 비상에 걸렸다. 정보당국은 브레이비크가 소속돼 있다고 주장한 ‘그리스도와 솔로몬 성전의 가난한 병사’라는 단체의 공동 창립자가 벨기에인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26일 벨기에 통신 벨가가 보도했다.
선언서에서 브레이비크는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을 자신의 잠재적 지지자들의 최우선 공격 목표 국가로 지목했다. 이 중 벨기에를 지목한 이유는 “인구의 9∼12%가 무슬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벨기에 북부 도시 안트베르펜과 남부 도시 리에주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와 정유시설 등을 공격 가능한 목표물로 거론했다. 또 벨기에 내에 처단할 반역자가 1만807명이라면서 이들은 주로 정치인과 교수, 언론인, 교사들이라고 밝혔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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