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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까지 스티브 잡스에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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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0-07 11:24:28 수정 : 2011-10-07 11: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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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 본사 깃발 외 성조기까지 조기 내걸어

미국 弔旗 규정 엄격…위법성 논란으로 번져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에는 애플사 깃발과 함께 성조기, 주기(州旗))까지 조기 게양돼 있으나 전 세계 지사에서 조기를 내걸기로 한 마이크로소프사 영국 지사 건물에는 자사 깃발만 조기 게양한채 영국 유니온잭은 평상시처럼 내걸려 있다.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데에 미국 국기라고 고개를 못 숙일까”

“아니다. 나라의 상징인 국기를 조기게양하는 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남긴 발자취를 감안하면 성조기를 조기 게양하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 혁명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는 조기(弔旗)가 내걸렸다. (동영상 참조 http://youtu.be/wEwKQ6yEiok)

조기에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사과 그림이 그려진 애플사 깃발은 물론이고 곰이 그려진 캘리포니아주 깃발,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로 잘 알려진 성조기까지 포함됐다. 

애플사가 스티브 잡스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자사 깃발을 조기 게양한 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성조기까지 조기 게양한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 국기 관리 규정(United States Flag Code)에 따르면 성조기의 조기 게양은 현충일(메모리얼데이·5월 마지막 월요일)과 애국절(9월11일)  임명직 고위 공직자의 사망시 전·현직 대통령 사망시 대통령, 주지사 또는 워싱턴DC. 시장의 지시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 사망시에는 30일간, 주지사나 워싱턴DC. 시장이 지시한 경우에는 해당 주와 시에서만 조기를 게양할 수 있다.  조기를 내걸더라도 반드시 성조기를 깃대 꼭대기까지 올렸다가 내려야 한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별세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성명을 내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는 예지자를 잃었다”면서 “미셸과 나는 부인 로렌과 유족에게 깊은 조의를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에는 성조기를 조기게양해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겠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지는 않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 구글을 통해 ‘order flag half-staff for Steve Jobs’를 검색해 보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이나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조기게양을 지시했다는 소식을 찾아볼 수 없다.
메리 폴린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병사를 추모하는 뜻에서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는 내용만 검색될 뿐이다. 결국 애플 본사의 성조기와 주기 조기 게양은 자체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네티즌은 인터넷 사이트( http://tinyurl.com/3svqmgp)에 올린 글에서 “스티브 잡스가 별세했다고 애플 본사가 국기까지 조기게양하다니!”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Baz******)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스티브 잡스를 추모해 국기를 조기게양한 게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또는 신경쓰는) 사람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그들이 가진 깃발이니 자기네 뜻대로 조기게양한 것 아니겠느냐. 이보다 더 못한 사유로도 조기를 내거는 걸 본 적 있다”, “그럼 누군가 자기 가족이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성조기를 조기로 내걸어도 되느냐?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등 논쟁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우리나라의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은 현충일 등 조의를 표하는 날 국기와 함께 내거는 다른 깃발도 조기로 게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외국기를 조기로 게양할 경우에는 해당 국가 또는 관계기관과 미리 협의해야 한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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