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천군만마’ 安風 극대화 주력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상수’로 꼽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판이 현실화한 24일 여야의 입장은 극명히 엇갈렸다. 파괴력이 큰 변수가 투표일을 겨우 이틀 남겨둔 시점에 출현한 만큼 반응이 민감했다.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는 ‘안철수 때리기’에 화력을 모으며 ‘안풍(안철수 바람)’ 차단에 안간힘을 썼다. 최고위원회의는 안 원장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홍준표 대표가 선봉에 섰다. 홍 대표는 “안 교수는 학생들이 강의받기를 원하는데 아직 강의한 일이 없다고 한다”며 “안 교수를 영입하면서 그 부인도 서울의대 종신교수로 영입했는데 안 원장은 서울대와 융합과학기술 발전에 전념하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그는 “한쪽(박원순)은 지원을 ‘앵벌이’하고 한쪽(안철수)에서는 시혜하듯이 하는 모습이 시민들께 어떻게 비칠지 의문”이라며 “소통과 대화를 중시하는 이 시대에 걸맞지 않은 태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내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무소속 박원순 후보 지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재문 기자 |
반면 무소속 박원순 후보 캠프와 이를 돕는 민주당 등 야권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기세등등했다. ‘안철수의 날’이라고까지 자평하며 ‘안풍’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선거 막판 부동층을 흡수하며 투표율을 끌어올려 승기를 굳히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박 후보 측 우상호 선대위 대변인은 안 원장의 투표율 60% 언급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낡은 정치를 바꾸려면 투표에 참여하라는 의미이고, 압승해서 한나라당을 심판해 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은 자기 일 이상 기뻐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안 원장의 지지 선언은 일부 부동층의 투표를 독려해 승세를 확실하게 굳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대선까지 국민의 기대를 완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나기천·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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