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의 24일 박 후보 지지 이벤트는 `안철수 식 정치행보'의 일단을 볼 수 있게 한다.
그는 유세차를 타거나 시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관행에서 탈피했다. 대신 박 후보 선거캠프를 전격 방문해 덕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고, 다분히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편지 한 통만 건넸다.
그는 편지 도입부에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시발점인 `로자 파크스 사건'을 상세히 기술해, 서울시민에게 `행동'(투표)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업체의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최소 비용'으로 투자 효과를 극대화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안 원장은 다시 학교로 돌아갔고 추가 이벤트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시 (학교로) 돌아간 것으로 보이나 필요하면 또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본격적인 정치 등판 시기를 엿보면서 `치고 빠지기' 식의 행보가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여의도 정치 풍토상 정치권에 일찍이 깊게 발을 들이면 검증 공세로 내상만 입게 된다는 지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 원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더라도 기성 정당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안철수 현상이 여의도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안철수 신당'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성 정당에 동조하지 않는 세력을 규합한 `제3세력' 신당이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승리할 경우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등 야당도 후폭풍과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여 실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풍'(安風ㆍ안철수바람)이 거셀 경우 전통 야당인 민주당도 `헤쳐 모여'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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