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나 후보의 캠프를 찾아 선거운동기간 중 8번에 걸쳐 서울 일대를 돌며 수렴한 시민들의 정책제안을 담은 작은 회색수첩을 나 후보에게 전했다.
그는 수첩을 전달하기 앞서 "13일부터 곳곳을 다니면서 소상공인, 벤처인, 학생, 주부 등을 만나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서민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가 불신을 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선거 때 약속을 많이 하고 이를 안 지키는 모습이 쌓이는 것"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는 복잡한 것이 아니라 약속하는 정치, 책임지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 후보도 서울시민들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텐데 그 이야기를 시정에 반영하고, 약속을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며 "(시민에게) 들은 이야기 중 시정과 관계된 내용을 담은 수첩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시민들이 경기를 살려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대부분이 중앙정부, 중앙 당과 협력를 거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지고 왔다"며 "꼭 당선돼 잘 해결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당정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뿌리"라며 "흔들리지 않고 정당정치와 민주주의를 확실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라도 꼭 당선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수첩을) 들고 오신 것을 보니 선거 때나 지방에 가시면 꼭 수첩에 메모해서 건의사항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지고 실천하게 했던 17대 때 당 대표의 모습이 기억난다"고 회상한 뒤 "박 전 대표와 중앙정부와 함께 시민들의 변화를 시정에 잘 감안되도록 하겠다"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또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고 책임을 지키는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바람과 변화의 욕구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정당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나 후보에게 본인이 직접 듣고 수첩에 정리한 민심들을 찬찬히 설명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수첩을 한장씩 넘기면서 ▲버스전용차로가 끊겨 있어 불편을 겪는 사례 ▲'워킹맘'을 위한 보육시설 확충 필요성 ▲구로디지털단지 '수출의다리' 노후화 문제 ▲노숙인을 위한 자활·자립 프로그램 ▲영·유아 무료 필수예방접종 일반병원까지 확대 ▲장애아동가정 보조금 지원 문제 등 자신이 시민들로부터 들은 요구사항들을 상세하게 언급했다.
이어 "꼭 지켜주시리라 믿는다"며 나 후보에게 직접 수첩을 전달했다.
나 후보는 "제가 듣지 못한 이야기까지 들어서 직접 전달해주시니, 저보다 더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신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행사를 마친 박 전 대표는 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캠프 내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5분 가량 담소를 나눴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손을 동그랗게 모아 귀에 갖다대며 "귀를 아주 크게 하셔서 많이 듣고 어떻게든지 해결하려는 노력이 우리가 지향해야하는 정치"라고 '약속과 책임의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
캠프를 나선 박 전 대표는 나 후보와 함게 서울역 방향으로 걸어서 이동하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이후에는 나 후보와 별도로 노원구 길음역과 길음시장 등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다시 오후 5시께 강남역 사거리에서 나 후보와 결합해 나 후보와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13일의 선거운동 기간 중 8일을 서울에 할애, 나경원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그는 13일 구로구, 14일 영등포구·동작구, 16일 종로구·용산구, 18일 송파구·강남구·중구, 21일 관악구, 22일 서대문구, 23일 강북구·도봉구·동대문구·성동구 일대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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