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영신 송영길 인천시장 부인(가운데)과 탈북자, 사할린영주귀국 동포들이 지난 25일 인천시 논현2동 주민센터 앞마당에서 불우이웃들에게 나눠줄 김장을 담그고 있다. |
27일 인천시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5일 인천시 남동구 논현2동 주민센터 마당에서 탈북주민들과 사할린영주귀국자, 마을 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이웃돕기 사랑나눔 한마당’ 행사로 배추 1500포기 등 김장을 만들어 이날까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었다.
이 같은 행사가 가능했던 것은 북한주민돕기 사회단체인 남북그린피아(회장 성하현)와 남북그린피아통일실버대학(학장 이애란)이 인천에 정착한 탈북자 및 사할린동포들과 지난 8월 비지땀을 흘리며 1500평 밭에 배추 2500포기와 무, 갓 등을 심어 이를 수확, 논현2동 주민센터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것.
구영모 남북그린피아 교류협력본부장은 “그동안 북한이탈주민과 영주귀국한 사할린동포들은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으로 분류돼 정부와 각 사회단체의 지원대상인데 오히려 이들이 어려운 남한 주민들을 위해 직접 재배한 채소를 수확, 어려운 남한 주민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이제 우리 국민이 이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시각들을 바꿔야할 차례”라고 말했다.
김장만들기 전 행사에 참여한 김모(64·여·논현2동)씨는 “북한에서 평생을 ‘협동농장’이라는 이름 아래 집단노동을 하며 살았는데 남한에서까지 농산물을 공동생산한다는 데 처음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남북그린피아측이 마련한 밭에서 노력한 만큼 수확물을 나눠가질 수 있고, 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가 무엇인가 나눠줄 수 있다는 생각에 노동하는 날이 잔칫날처럼 기다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장은 담은 지난 25일에는 탈북주민과 사할린동포, 배진교 구청장과 남영신 송영길시장 부인, 김린 논현2동 동장 및 새마을 부인회 등 200여 명이 참여해 양념을 보물리며 어려운 이웃들이 겨울을 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뿌듯한 마음에 모두 하나가 됐다.
김장 김치는 이날까지 논현 2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차상위 계층 등 어려운 이웃 500여 명에 나눠졌다.
북한에 남은 가족을 잊지 못하고 접경지역인 인천에 정착했다는 한 탈북자는 “탈북자의 조기정착을 돕기 위해 탈북자의 계약직 공무원임용을 하고 또 이를 확대하려는 인천시에 고마운 감정을 갖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나아가 남북통일과 사회통합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하현 남북그린피아 회장은 “남한과 북한, 사할린 출신 주민들이 사랑의 김장행사를 통해 모두 하나가 되고 또 이웃에게 김장을 나누는 일은 앞으로 진행될 남북통일의 바람직한 한 단면으로 교류와 상생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남한 내 탈북자가 2만 명을 넘어서 이들이 성공적이고,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의 따뜻한 배려는 물론 사회적 시스템이 더욱 강화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사진 =남북그린피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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