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시위대에 매맞은 공권력

제복입은 종로서장 집단폭행
靑 “묵과 못할 범죄행위”

서울 도심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 촉구 집회에서 제복을 입은 관할 경찰서장이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법치국가의 기본을 부정하는 범죄행위로서 결코 묵인할 수 없다”며 당국의 엄정한 법집행을 주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한·미 FTA 반대 집회 과정에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시위대로부터 폭행당한 사건과 관련, “제복을 입은 경찰관에 대한 폭력행위는 공권력 도전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경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밝혀 엄중 처벌하고 불법집회와 시위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로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최측 만나려다… 박건찬 서울 종로경찰서장(붉은색 원)이 26일 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화 요구 집회 과정에서 시위 대열 앞에 있던 야5당 대표와 면담을 하기 위해 가려다(왼쪽)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박 서장은 전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야5당과 한미 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정당연설회에서 야당 인사를 만나기 위해 단상 쪽으로 접근하다 시위대에 의해 얼굴을 얻어맞고 경찰 계급장을 뜯겼다. 당시 연설회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이 참석했다.

경찰은 현장 동영상 분석을 통해 박 서장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된 김모(54)씨를 27일 경기도 화성시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8월 캐슬린 스티븐스 당시 미 대사의 차량에 물병을 던졌던 인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씨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묵과할 수 없는 불법·폭력시위를 하는 경우에는 현장검거는 물론 집회가 끝난 뒤에도 해당 단체와 주동자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 19명을 현장에서 검거했고, 이 중 경찰 기동대원 폭행 혐의가 있는 5명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남상훈·유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