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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급 여성 대기" 전화 한 통만으로…

입력 : 2013-01-23 10:25:05 수정 : 2013-01-23 1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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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작년 하반기 1477건 적발
“연예인급 여성 대기” 광고… 대포폰 통해 가격 흥정
해외에 서버… 단속 어려워
“룸에서 1시간 정도 마신 뒤 같은 건물에서 2차를 즐기시면 됩니다.”

전화 한 통으로 성매매가 성사됐다. ‘밤문화 커뮤니티’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다. 간단한 성인인증만으로 사이트 입장이 가능했다. 사이트에 있는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자 젊은 남성이 받았다. 손님을 접대하려 한다는 기자의 말에 “잘 선택하셨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을 ‘최 팀장’이라고 소개한 그는 성매매 시스템과 가격을 설명했다. “우리 아가씨들이 정말 괜찮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최 팀장은 “일반 건물을 호텔식으로 꾸며 놓아 단속에 걸릴 염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인터넷 성인 사이트에서 남성을 모집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업주 최모(42)씨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최씨 일당은 연예기획사를 사칭해 ‘레이싱모델이나 스튜어디스 출신 등 연예인급 여성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광고한 뒤 전화를 걸어온 남성에게서 1회에 35만원에서 80만원의 돈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행사나 호텔 예약사이트를 이용해 강남권 유명 특급호텔을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한 뒤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으로 가장해 경찰 단속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속에 대비해 호텔 앞에 ‘망잡이’를 세우고, 성매수 남성에게 받은 돈은 호텔 금고에 보관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유흥업소와 신·변종업소의 성매매를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온라인을 이용한 성매매 알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를 올린 뒤 대포폰을 통해 손님과 1대1로 가격 흥정을 하기에 단속도 쉽지 않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1477건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단속했다. 같은 기간 청소년 유해 사이트 단속건수인 4251건의 35%에 달한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이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단속은 기껏해야 사이트 폐쇄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운영자 색출이 어렵다. 사이트 주소를 바꿔가며 우후죽순 생겨나는 사이트를 모두 감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성매매 알선 사이트의 규모 조차 파악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는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사이트를 차단하기보다 운영자를 체포해 데이터베이스를 압수하는 조치를 해야 하는데 절차가 복잡해 엄두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인터넷을 이용한 성매매를 근절하려면 국가 간 공조수사로 먼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 경찰, 시민단체 간 정보공유 등 협조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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