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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베팅 공화국'…한 해 20조 '한탕'에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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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3-03 13:33:49 수정 : 2013-03-03 13: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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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일확천금의 꿈'
매출 12년새 3배 껑충…스포츠토토 985배 '쑥'
겉도는 도박중독 예방책
매출총량제 안 지키고 전자카드 도입도 외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행산업의 총매출이 2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지난 12년간 3배 이상 급증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전 국민이 일확천금을 꿈꾸는 ‘한탕주의’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사행산업 피해를 줄이는 데 앞장서야 할 당국과 업체들이 세수와 수입 감소 등을 우려해 매출총량제를 수시로 어기고, 전자카드 도입을 외면하는 등 오히려 국민의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카지노, 스포츠토토, 소싸움 등 7개 사행산업의 총매출은 19조5700억원이었다. 2011년의 18조2629억원보다 7.2% 늘어났다. 사감위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의 6조2761억원에 비해 211.8%나 뛰었다.

사행산업 중 매출이 가장 큰 업종은 경마인데 지난해 7조8397억원으로 전년의 7조7862억원보다 0.7% 증가했고, 2000년의 4조6229억원에 비해서는 70%나 늘었다. 운동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스포츠토토의 매출 신장은 폭발적이다. 처음 도입된 2001년에는 매출이 28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조7583억원으로 985배나 폭증했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지난해 매출은 1조3180억원으로 2000년 개장 당시의 884억원보다 15배 늘었다. 외국인전용 카지노 매출은 2000년 3405억원에서 작년 1조2531억원으로 3.7배 늘었다. 로또, 연금복권 등 복권은 작년(3조1854억원)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서 로또가 첫 발매된 2002년(9796억원)의 3.3배가 됐다.

정부의 사행산업 건전화 조치는 제자리를 맴돌았다. 사감위는 사행산업의 지나친 확산을 막고자 매출총량액을 정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5개 업종(복권·스포츠토토·카지노·경정·경륜)은 2009∼2012년 매출총량을 무려 17차례나 초과했다. 도박중독을 막고자 1회 베팅 상한액 위반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전자카드 도입도 외면당하고 있다. 전자카드가 전면 도입된 곳은 경마·경륜·경정의 본장(7곳)과 장외매장(68곳) 등 75곳 중 단 1곳(동대문 경륜 장외매장)뿐이다.

사감위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업체가 세수 감소를 우려하고 특별기금이나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해 국민의 도박중독 예방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준·이귀전·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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