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투자·시장개방 뒷전 자동차, 정유, 담배, 설탕, 커피 등 산업에서 독과점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10년 시장구조조사’에 따르면 2006∼2010년 독과점 구조를 유지한 산업은 47개에 달했다. 상위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이 47개에 이른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승용차, 화물차, 정유, 담배, 설탕, 커피, 맥주, 위스키 등이 포함됐다.
이들 독과점 산업은 평균 순부가가치비율(이윤율)은 31.1%로 제조업(26.8%) 등 다른 산업에 비해 높았지만 시장개방과 투자에는 인색했다. 독과점 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투자비율은 제조업 평균 2.1%에 훨씬 못 미치는 1.4%에 불과했다. 정유(0.2%), 위스키(0.75%), 맥주(0.75%) 등은 연구개발비가 1%도 안 됐다. 수출과 수입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국외개방도도 19.6%로 제조업 23.0%보다 낮았다. 대신 내수집중도(시장에서 국내 생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는 제조업 평균(35.3%)의 두 배를 훌쩍 넘어 77.4%에 달했다. 담배(96.6%), 화물차(92.1%) 등은 100%에 육박했다.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의 고용창출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이 국내 경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6%였지만, 종사자 수 비중은 6.9%에 불과했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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