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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쓰촨성 지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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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4-25 13:55:08 수정 : 2013-04-25 13: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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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진 안전성 우려 날로 커져
지진재해 대비 체계적 준비 필요
2008년 5월12일에 이어 지난 20일 또다시 발생한 지진으로 중국 쓰촨성은 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중국지진국 발표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규모는 7.0으로 2008년에 비해 지진발생 에너지는 약 32배 정도 작은 규모다. 하지만 이번 지진의 발생 깊이는 지하 12㎞로 19㎞ 깊이에서 발생한 2008년보다 얕은 곳에서 발생했다. 쓰촨성 지진이 발생한 롱멘산 단층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만들어진 티베트고원의 동쪽 가장자리에 위치한다. 이번 지진은 응력이 쌓인 롱멘산 남쪽 단층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2008년 진원지로부터 남서쪽으로 87㎞가량 떨어진 곳이다.

지구 중심부에는 46억년 전 지구가 형성될 무렵부터 축적된 방사성원소의 붕괴로 많은 열이 맨틀로 배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맨틀 내부에서는 거대한 열대류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열대류 현상으로 맨틀 위에 놓인 지각판의 운동이 일어나고 인접한 지각판 간 충돌이 발생한다. 이렇게 지각판이 충돌하는 지역에는 막대한 응력이 누적되고 누적된 응력이 매질의 한계 임계치를 넘어서는 순간 지진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응력 누적 속도가 높은 지각판 충돌대를 중심으로 지진이 빈발하는 특성을 보인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
2004년 인도양 수마트라섬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이 모두 지각판 충돌대에서 발생한 예이다. 이번 쓰촨성 지진은 판의 경계부와 지리적으로 떨어진 단층대에서 발생했으나 판의 충돌효과로 만들어진 티베트고원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판 경계부 특성과 판내 특성을 모두 가진 지진이다.

지진은 판의 경계부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판의 내부에서도 응력의 누적에 따라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한다. 판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은 판 경계부에서 발생하는 것에 비해 지진 규모가 작고 발생 빈도가 낮으며 발생 주기가 크다. 하지만 지진 위험성 측면에서 보면 판내 환경 지진의 위험성이 판 경계부 지진의 그것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 근대식 지진계가 개발된 1900년 이후 가장 많은 65만명의 인명 피해를 일으킨 1976년 중국의 당산 지진도 판내 환경 지진이다.

우리나라는 판내 환경에 속하며 판 경계부에 위치한 일본에 비해 발생 빈도가 낮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지진 발생 빈도가 한반도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판과 태평양판으로부터 전달되는 압축력이 한반도 지각으로 끊임없이 전달되고 있고 지각 내에 꾸준한 누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누적된 응력은 언젠가는 매질의 임계치를 넘어서게 되고 피해를 유발하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등 여러 역사기록물에 남은 지진피해 기록은 우리나라에도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쓰촨성 지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00년 만에 도래한 2008년 쓰촨성 지진은 내진설계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은 이 지역에 8만7000여명의 인명 손실이 있었고, 이번 쓰촨성 지진에서도 엄청난 인명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비슷한 예로 2010년 1월 아이티에서 260년 만에 발생한 규모 7.0 지진으로 31만명의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지진 대비를 소홀히 한 아이티에 큰 고통을 안겨 주었다.

최근 신안 앞바다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하고, 동일본 대지진 후 한반도 지진활동도 증가가 관측되는 등 한반도 지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아이티의 참사가 남의 일일 수만은 없다. 인구밀도와 고층건물밀도가 높은 한반도의 경우 단 한번 지진으로 더 큰 참사를 입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지진재해 잠재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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