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男 저항 흔적 없어 의심…"다른 교생 좋아해 범행" 자백 한집에 살며 공부를 가르치던 10대 제자에게 화상을 입혀 숨지게 한 여자 과외교사의 범행 동기가 질투심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외교사는 당초 경찰 진술에서 학생의 성폭행 시도를 막으려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주장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상해치사 혐의로 지난 1일 구속한 과외교사 이모(29·여)씨를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쯤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함께 지내며 공부를 가르치던 권모(17·고교 중퇴생)군을 골프채로 수차례 때리고 뜨거운 물을 끼얹어 화상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다.
권군은 3도 가까운 화상을 입은 상태로 사흘간 방치됐고, 이씨 남자친구의 신고로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권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권군 몸의 화상 흔적 등을 보고 이씨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교사 임용시험을 앞둔 이씨는 지난해 4월 강원도 강릉의 한 고교로 교생 실습을 나갔다가 권군을 알게 됐다.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권군은 이씨의 도움으로 성적이 많이 올랐고, 이후 권군은 학교를 자퇴하고 지난 2월부터 인천에 있는 이씨의 원룸에서 함께 지내며 검정고시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경찰의 1차 진술에서는 “평소에도 권군이 안아달라는 표현을 가끔 했는데 그날은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시도했다”며 “이를 저지하려다가 뜨거운 물을 붓고 폭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의 일부 진술이 계속 바뀐 데다 100㎏이 넘는 거구에 격투기까지 익힌 권군이 여성에게 쉽게 폭행을 당할 상태가 아니라는 점 등 의문점이 많아 프로파일링 기법을 동원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의 추궁에 이씨는 범행동기가 “성폭행이 아니었다”고 인정한 뒤 누워 있던 권군의 얼굴과 몸 전체에 끓는 물 4ℓ가량을 부어 제압한 뒤 골프채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범행시각도 당초 진술한 지난달 27일 오전 2시가 아니라 26일 오후 3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성폭행은 없었고 권군이 친구 사이인 다른 여자 교생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에 질투심을 느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파일링 수사 결과 이씨는 질투와 집착이 강한 성격장애 증상이 나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인천=이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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