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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하던 朴대통령 전향적 자세… 남북관계 변화오나

입력 : 2013-11-03 19:14:30 수정 : 2013-11-03 23: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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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첫 언급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함에 따라 정부가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 정상회담에 부정적이었던 박 대통령이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중국이 교착상태인 북핵 국면을 풀기 위한 6자회담 재개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는 시점에 나온 언급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지부진한 대북정책, 변화 기류

박 대통령이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이 기존과 달리 상당히 진전됐음을 시사한다. 박 대통령은 그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해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지금으로선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며 “한국에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이 있다”고 말했다.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정상회담 의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은 변해야 한다. 그것만이 북한이 살길이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의 변화는 자신의 통일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지지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폐쇄됐다가 재가동된 개성공단은 발전적 정상화까지 난제가 많고 북한과 합의했던 당국자 회담이나 이산가족상봉도 북한 측의 일방적 취소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같은 ‘답답한’ 상황을 감안해 이번 ‘정상회담’ 메시지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5·24조치 해제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도 “진전된 입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원칙적인 답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현지시간) 파리 피에르 가르뎅 극장에서 열린 한류팬 ‘드라마 파티’ 행사에 참석해 K-팝 수상자의 공연을 관람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파리=이제원 기자
◆정상회담 실현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박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진정성도 함께 제시했다. 북한이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통해 남한에 위협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남북 간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한반도는 물론이고 미·중·일·러 주변 4국을 위협하는 핵무기 개발을 북한이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가장 진정성 있는 태도로 박 대통령은 못박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박 대통령에게 호응해 당장 ‘손뼉을 마주칠’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정권유지의 필수적 요건이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대해 입장을 바꾼 사례도 빈번하다. 북한은 6자회담 등 과거 협상에서도 핵 프로그램 일부를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완전히 포기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북측의 대남 비난이 잠잠해진 배경을 놓고 남북 기류의 미묘한 변화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6자회담 개최와 관련한 주변국 움직임도 있고 유동적 상황이니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북한이 조용한 점이 석연치 않다”며 “남북 간 비공식 채널을 통한 접촉이 이뤄질 때 대남 비난이 잠잠했던 때와 유사해 보인다”고 말했다.

파리=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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