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기소비량은 1달러당 497Wh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67Wh보다 70% 이상 높다. 전기 소비 증가율은 2008년 4.5%, 2009년 2.4%, 2010년 10.1%, 2011년 4.8%, 2012년 2.5%로 누적 증가율이 19.3%에 달한다. 주요 선진국이 에너지 소비효율 향상 투자 등으로 전기소비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과 대조적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전기 사용량 증가율은 일본 -4.6%, 미국 -1.9%, 독일 -2.7% 등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전기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는 2000년대 후반 유류와 가스는 국제시세에 따라 가격이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낮은 수준으로 억제한 이유가 크다. 2005∼2012년 전기 요금은 33% 올랐지만 등유, 도시가스는 각각 60%, 75%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기 소비는 40% 증가했는데 등유는 44% 줄었고, 도시가스는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원이 전기에 너무 쏠려있다는 얘기다.
◆산업용·일반용 전기요금에 방점
요금 인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 곳은 전체 전력소비의 55.3%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이다. 고압 전력을 사용하는 제조 공장의 경우, 요금 인상분이 월 2919만원(월 전력사용량 350만㎾h 기준) 가량 된다. 특히 철강업계는 타격이 크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2만81㎾h를 소비하던 백화점은 매월 127만여원을 더 내야 한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산업용 전기요금 원가 회수율이 100%를 이미 넘어갔다는 전경련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산업용 원가회수율은 90%대 중반이며, 인상을 통해 원가회수율이 높아지지만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100%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주택용·농사용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작다. 310㎾h를 쓰는 일반 도시가구(2인 이상)의 추가 부담액은 월 1310원이다. 농사용 전기요금도 인상률이 3.0%로 평균 인상률 이하였다.
◆요금인상·세율조정으로는 한계…수요관리 시장 열려야
정부는 이날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전기와 비(非)전기 에너지원 간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고 에너지 과소비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요금인상·세율조정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발전용 연료인 유연탄에 ㎏당 21원(탄력세율 적용)의 세율을 적용해 전기 과소비를 줄이기로 했다. 대신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등유와 LNG·LPG 과세를 종류별로 6∼32원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요금인상과 세율조정만으로는 전력다소비 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력업계와 학계에서는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ESS(에너지저장장치) 혁신 등으로 본격적인 전력수요관리 시장이 열려야 전력난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