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OECD 등에 따르면 1990년 대비 2010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은 한국이 128%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집계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등 6가지다.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 규모의 급성장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불리는 국제 규제 대상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녹색정책’에 빨간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정부에서 ‘녹색성장’을 내세우면서도 핵심과제인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기업 반발에 밀려 도입 시기를 늦추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한데다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미흡했던 점을 주요인으로 꼽는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원료 비중이 과다한 에너지 소비 구조가 거의 변화하지 않고 있다.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은 뒤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나선 덴마크 등 북유럽국과는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우리나라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이 높은 나라는 터키와 칠레로 같은 기간 각각 115%, 92% 늘었다. 4위 멕시코는 33%로 상위 3개국과의 격차가 컸다. 독일(-25%), 영국(-23%), 덴마크(-11%), 프랑스(-6%), 이탈리아(-3%), 일본(-1%) 등은 20년 전보다 오히려 배출량이 감소해 대조적이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국가들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도 우리나라는 상위권에 속했다. 2010년 기준 이산화탄소 환산 온실가스 배출량은 한국이 6억2000만t으로 6위에 해당한다. 미국 68억200만t, 일본 12억5800만t, 독일 9억3700만t, 멕시코 7억4800만t, 캐나다 6억9200만t으로 5개국만 우리나라보다 배출량이 많았다. 이어 영국 5억9400만t, 호주 5억4300만t, 프랑스 5억2800만t, 이탈리아 5억100만t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범식 환경부 배출권거래제 준비기획단 팀장은 “우리나라가 가파른 성장으로 경제활동 규모가 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며 “2015년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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