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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이 낸 정치자금, 깨끗한 정치로 보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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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1-15 21:24:49 수정 : 2014-01-15 21: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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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국민이 기탁한 정치자금은 107억원이다. 1997년 제도 시행 이래 최고 액수이자 지난해보다 16%, 14억원이 늘어났다. 정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국민 성원은 이렇게 뜨겁다. 그 의미는 자명하다. 국민을 위한 깨끗한 정치를 해 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기부자의 99.9%가 10만원 이하의 소액을 기부했다. 11만9044명이 참가해 평균 약 9만원씩을 냈다. 그야말로 뜻을 담아 십시일반 모아준 돈이다. 국민기탁금은 엊그제 새누리당 48억원, 민주당 44억원, 통합진보당 7억6000만원, 정의당 5억6000만원씩 배분됐다. 여야 각 당은 소중한 돈을 소모적인 정쟁이나 벌이며 허튼 데 낭비해선 안 된다. 오로지 국민과 민생을 위해 써야 한다.

정당은 국민기탁금 외 국고보조금도 받는다. 지난해 4분기에만 100억원 가까이 배분됐다. 국민기탁금이나 국고보조금 모두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온 피 같은 돈이다. 투명하게 집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상은 딴판이다. 차명계좌로 유용되고 유흥업소 회식비로 쓰인다. 지난해 말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중앙선관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가 그렇다. 국민이 낸 돈을 쌈짓돈처럼 펑펑 쓰는 데는 보수, 진보 정당이 따로 없다. 국고보조금 부당집행 때는 가중처벌을 포함한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선 중앙선관위의 철저한 감독, 사용내역에 대한 감사원의 면밀한 재무감사도 필요하다.

정치권에는 개인 후원회를 통해서도 거액이 유입된다. 2012년 의원 후원금 총액은 449억원이었다. 의원 1인당 평균 1억5000만원꼴이다. 3억원이 넘는 의원도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다시 돈을 그러모은다. 지난해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에도 그랬다. 여야 의원, 특히 국회 상임위원장 등 힘있는 의원 출판기념회엔 보통 1만∼2만원 하는 책 한 권의 몇 배, 몇십 배 되는 기부금을 내는 후원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뇌물이나 다름없지만 모금 한도도, 회계보고 의무도 없다. 정치자금법에 크게 뚫린 구멍이니 의원들의 책 좌판 장사는 해마다 되풀이된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엊그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여야는 뜻을 모아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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