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명구 교수가 중국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팬클럽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자신의 논문 내용에 대해 사과했다.
강 교수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중국 텔레비전 시청자의 드라마 소비 취향 지도'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학력과 소득이 높은 층은 미국 드라마를 선호하며, 학력과 소득이 낮은 층은 한국 드라마와 중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으로 비쳐졌다"고 밝혔다.
논문 내용을 접한 한 중국인이 이를 웨이보에 올렸고 이 소식은 일파만파 퍼져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중국 팬들의 분노를 샀다. 급기야 '별그대' 팬클럽 측은 지난 19일자 조선일보에 전면 광고를 내고 "강 교수의 주장은 틀렸다. 우리는 한국 드라마와 도민준 교수님을 좋아하고, 높은 지력(知力)은 더 좋아한다"고 반박했다.
이 광고를 본 강 교수는 지난 21일 해당 매체를 통해 사과 편지를 공개했다. 강 교수는 편지에서 "사려 깊지 못한 표현으로 중국의 한국 드라마 애청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마음을 전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논문은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에 대해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관심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내 논문이 중국에서 이슈가 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국경을 넘어선 대중문화 현상에 대해 해명의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광고를 통해 오히려 중국 시청자들에게 진심을 전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중국과 한국 간에 더 사려 깊은 대화와 교류의 기회들이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뜨거운 열정으로 대화의 장을 만들어 준 중국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도민준 교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민준은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SBS 드라마 '별그대' 속 배우 김수현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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