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유학생 격려오찬에 일정 비공개도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세금으로 해외에 나가면서 본업을 제쳐둔 채 의심스러운 일정을 잡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27일 ‘국회 의회 외교 실태와 개선방안-19대를 중심으로’란 자료를 통해 국회의원들의 해외방문 일정이 의문투성이인 데다 엉터리 보고서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국방위원회의 방위산업협력 관련 출장 중 모스크바에서 하루 공식일정은 ‘러시아 유학생 격려 오찬’이 전부였다. 같은 달 안정행정위원회 남미출장은 10박11일간 2개국만 방문했으며 4일간의 일정은 아예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여성가족위원회의 일본·필리핀·대만 방문외교는 4일간의 일정 중 공식 일정이 ‘행정원 성별 평등처 방문’, ‘대만 입법원 방문’ 2건뿐이었다.
국회의원 외교활동 등에 관한 규정에는 ‘의원단은 활동이 끝난 20일 이내 활동결과보고서를 서면으로 국회의장에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2011년 수행한 방문외교 보고서가 올해 2월에 공개된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내용도 방문 목적과 성과에 대한 것보다는 정치·경제·사회 분야 방문국 개황, 방문인사 약력 등이 많았다.
지난해 국회의원의 해외초청·방문 예산은 57억7400만원, 국제회의 참가 예산은 14억4600만원이었다. 2012년 6월 개원한 19대 국회의원들은 총 92건의 해외 방문외교를 다녀왔으며 이 중 30건은 각종 회의와 세미나 참석, 나머지 62건은 해외 시찰로 조사됐다.
바른사회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책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누리려 하는 관행이 의원 외교에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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