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구해야 한다' 세월호 사무장 의사자 신청키로

"지금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며 배안으로 돌아갔던 세월호 사무장 고(故) 양대홍(45)씨에 대한 의사자 신청이 다음 주중 이뤄질 예정이다.

16일 인천시 서구청은 양 사무장에 대해 의사자 선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기본 서류를 준비 중이며 유족의 동의, 목격자의 관련 진술을 확보해 다음 주 중 신청할 방침이다"고 했다.

양 사무장은 침몰 30일째인 전날 숨진채 발견됐다.

양 사무장은 세월호 고위 승무원 중 유일하게 탈출치 않고 끝까지 승객 구조임무를 다하다 숨졌다.

양 사무장은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거의 기울어진 순간 부인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수협 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큰 아들 학비 내라"고 말한 뒤 부인이 "지금 상황이 어떠냐"고 묻자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돼. 길게 통화 못한다"는 말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양 사무장은 곧장 배로 돌아가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했다.

아르바이트 한 송모(19)씨는 "사무장님이 싱크대를 밟고 창문을 열어주며 '빨리 나가라'고 해 나왔다"고 당시 양 사무장의 행동을 전했다.

조리 담당 김모씨도 양 사무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의사자 지정은 유족이나 담당 지자체가 보건복지부로 신청하면 60일안에 심사를 거쳐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승객 탈출을 돕다가 숨진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22·여), 김기웅(28), 정현선(28·여)씨 등 3명을 이미 의사자로 인정했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유족에게는 의사자 증서와 함께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주어진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