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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병기 국정원장, 韓·日 관계개선 막후 기획 나서

입력 : 2014-08-08 06:00:00 수정 : 2014-08-08 14: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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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마스조에 도쿄도지사 7월 면담 성사시켜
아베총리 “혐한시위 규제 검토” 화답… 양국 행보 주목
이병기(사진) 국가정보원장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막후 기획자로 나섰다.

지난달 세월호 참사 100일(7월24일)을 즈음해 방한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都)지사의 박근혜 대통령 면담 성사, 경기도 안산의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 방문에 이 원장의 도움과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마스조에 지사의 방한과 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면담 성사에 이 원장의 조언과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원장은 마스조에 측에 한국을 방문하려면 세월호 참사 100일에 맞추고 방한 때는 경기도 안산도 방문해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에) 조문하라고 조언했다”며 “일본은 (기념, 추모를 할 때) 한 달, 6개월, 1년의 개념은 있으나 100일 개념은 잘 몰랐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밖에 마스조에 지사의 방한 시 만날 필요가 있는 인사와 구체적 이유를 제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조에 지사는 자민당 소속 참의원(상원의원), 후생노동상과 한일의원연맹 간사를 지낸 지한파다. 그는 지난달 23∼25일 서울시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박 대통령(25일)·박원순 서울시장(23일)·남경필 경기도지사(24일) 면담과 경기도 안산 세월호참사 정부합동분향소 조문(24일)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일본 정치가와 공식 접견하는 것은 지난해 2월 25일 취임 후 처음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마스조에 지사는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일본 귀국 후 집권 여당인 자민당 국회의원들을 만나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는 혐한(嫌韓)시위를 규제하는 내용의 입법을 요청한 데 이어 이날 아베 총리를 만나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뜻을 재확인받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이날 아베 총리가 마스조에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뜻을 거듭 밝히면서 한국인 등을 겨냥한 노골적인 증오 표현 및 시위인 ‘헤이트 스피치’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헤이트 스피치의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 “일본의 긍지를 훼손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볼 때 부끄러운 일”이라며 집권 자민당 차원에서 대응책을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향후 대일 관계에서 이 원장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의장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으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대일 강경 입장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신임 주일 대사에 내정된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이사장은 고령(77)이다. 결국 주일본 대사를 역임하고 일본 정계의 높은 평가를 받는 이 원장의 발언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국정원 측은 이 원장의 청와대 면담 주선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청중 기자, 도쿄=김용출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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