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1일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칭한 사기꾼에게 취업사기를 당했던 대우건설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년간 대우건설의 임원, 사외이사, 고문들의 상당수를 MB정권과 현 정권의 정피아 낙하산들이 장악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강 의원에게 제출한 지난 5년간 대우건설 임원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현재까지 대우건설에 등재된 임원과 사외이사, 고문은 총 57명이었다. 이들 57명의 출신을 분석한 결과 정치권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정부와 지자체, 국책기관 등 7명, 산업은행 출신 4명, 군 장성출신 3명 등의 순이었다.
10명의 임원 중에는 4명의 산업은행 출신이 부사장과 상무를 후임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차지하고 있었고, 11명의 사외이사 중에는 현 국회의원을 비롯해 언론인, 법조인, 공공기관 출신 등이 8명이나 됐다.
사외이사에는 건교부 차관을 지냈던 김세호 전 철도청장이 2009년부터 10년까지 상무 겸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이명박 대통령인수위 법령정비팀장을 맡았던 정선태 전 법제처장이 현재까지 상무 겸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도 19대 임기 개시 전날까지 상무 겸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강 의원은 "대우건설은 정치권출신 낙하산 인사들의 안식처를 톡톡히 제공해 왔다"면서 "5년 동안 거쳐 갔거나 현재 위촉 중인 31명의 고문은 정권의 낙하산들로 대부분 채워졌다"고 지적했다.
현직 고문으로는 한나라당 서울시당 상임부회장과 18대 대선 국민행복본부 국민통합위원장을 지냈던 장영호 고문, 주 알제리 대사를 역임한 조성태 고문, 대통령경호실 감사담당관 출신의 이승문 고문이 활동하고 있으며 전직 고문은 이명박 대통령선거 캠프를 옮겨 놓은 듯하다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강 의원은 "주인없는 회사인 대우건설의 사외이사와 고문단을 정권의 낙하산들이 장악한 결과,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사칭한 사기꾼의 사기 전화 한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산업은행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낙하산 임원을 배제하고 경영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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