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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먹을까?… 우린 왜 음식에 신경 쓸까

입력 : 2015-01-09 21:40:59 수정 : 2015-01-09 21: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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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고프닉 지음/이용재 옮김/책읽는수요일/1만8000원
식탁의 기쁨/애덤 고프닉 지음/이용재 옮김/책읽는수요일/1만8000원


음식 정보의 홍수 시대다. TV 미식 방송에서 맛집 후기, 영양 정보까지 무엇을 먹고 마실지에 대한 논의가 넘친다. 미국의 음식 저술가 애덤 고프닉은 이런 세태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우리는 왜 음식에 이토록 신경 쓰는 걸까?”

그는 1942년 생을 마감한 프랑스 레지스탕스 자크 드쿠르를 거론한다. 드쿠르는 나치에 사형 당하기 세 시간 전 부모님께 마지막 편지를 쓰면서 가족이 함께 나눈 식사를 떠올린다. 편지의 마지막은 “아침을 먹고 커피도 마셨어요. 할 일은 다한 것 같아요”로 끝맺는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음식을 떠올린 드쿠르처럼 ‘음식에 대해 생각하는 인간’은 고프닉이 책에서 끊임없이 추구하는 주제다. 그는 단순 미식 정보가 아니라 “집에서 저녁을 나눠 먹고 행복을 느끼는 현상”, “비참한 세상에서 품는 쾌락”에 주목한다.

고프닉은 ‘미국 최고의 음식저술’에 선정된 칼럼니스트이자 ‘뉴요커’ 전속 작가다. 1995년부터 5년간 파리에 머물며 쓴 글들로 ‘파리 사람보다 파리의 구석구석을 잘 아는 뉴욕 에세이스트’로 불렸다. 그는 책을 통해 레스토랑의 역사에서 레시피를 보는 심리, 취향의 대립, 육식과 채식, 지역주의 운동, 와인, 음식비평, 파리, 디저트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들여다본다.

음식에 대한 취향은 어지러울 만큼 다양하다. 완전채식주의자, 비채식주의자, 지역재료 옹호자, 슈퍼마켓 지지자, 진공포장 옹호자, 무쇠팬 선호자까지 온갖 선호가 존재한다. 고프닉은 ‘취향은 논쟁거리가 아니다’라는 라틴어 격언처럼 “취향은 총체적 삶 그 자체”라고 말한다.

채식과 육식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간극에 대한 논의는 흥미롭다. 고프닉은 양 극단에 선 두 요리사를 소개한다. 퍼거스 헨더슨은 “뼈 근처의 근육 몇 제곱미터만 먹는 일반적 육식의 괴이함”은 “혹독하게 키운 동물에 모욕적인 행위”라며 내장까지 동물을 통째로 먹는 것이 그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라 얘기한다. 그는 요리에서 동물의 감정 상태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알랭 파사르는 과거 동물을 요리하며 느낀 중압감·비애를 채소 요리를 통해 해소한다.

“그의 글은 학술적 논평 수준”이라는 GQ의 디렉터 조너선 히프의 말처럼, 고프닉은 역사·철학·미학을 아우르며 음식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접근한다. 글에는 비유와 수사가 넘치고 유려하고 현학적이다.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직역이 다소 섞인 번역도 독해 속도를 떨어트린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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