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얼굴 12㎝ 등 5곳 자상… 긴급 봉합수술 받아
트위터에 “상태 좋아”… 한글로 “같이 갑시다” 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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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흉기 공격을 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국내외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한·미 간에 미묘한 사안이 잇따랐다는 점에서 향후 양국 관계를 우려하는 견해가 적지 않으나, 62년 동맹인 양국이 이 고비를 지혜롭게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오전 7시40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행사 참석 도중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휘두른 과도에 오른쪽 턱 위 12㎝ 자상 등 총 5곳에 큰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봉합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 습격 당시 “전쟁 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 참석했다가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과 왼팔 등을 찔려 피를 흘리며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 = 연합 |
“지지에 깊이 감동했다. 가능한 빨리 돌아가 한·미동맹을 증진시키겠다.” 5일 테러를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수술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 리퍼트 대사 트위터 캡처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테러한 김기종씨가 5일 범행 현장인 서울 세종문화회관 강연장에서 붙잡한 뒤 경찰차로 끌려가고 있다. 사진 = 연합 |
한·미 관계의 근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도, 미국 정가·관가에서 한국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CNN 등을 통해 미 대사가 피를 흘리는 충격적인 모습에 미국 국민 사이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조장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최근 웬디 셔먼 국무부 차관의 과거사 양비론 발언으로 한국민이 반발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김씨가 의도했던 것과는 반대로 미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지가 위축되고, 대미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남궁 영 한국외국어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은 “미국대사라는 상징성 탓에 미국 조야에서 반한 감정이 생성될 수 있다”며 “우리가 중국과 가까워지면서 일본이 미국에 가서 ‘한국은 (미국의) 진정한 친구라기보다는 리틀차이나’라고 선전해 왔는데 우리 외교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이 발생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앞에 도열해 일반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김청중·김민서·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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