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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의 창업세계] 이야기를 모으면 소비자가 모인다

입력 : 2015-03-25 08:07:42 수정 : 2015-03-25 16: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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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곧 힘이다.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던 이야기들은 이제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 액정 속에서 수많은 이들을 동시에 유혹한다. 전파 속도도, 파급력도 이전의 어떤 매체보다 비견할 수 없이 크다. 이를 영리하게 이용하는 것이 창업 시장에서 일종의 행동 강령이 되어가는 것도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외식업계의 ‘큰손’으로 꼽히는 ㈜놀부는 최근 전국 추천 여행지 및 맛집 정보를 담은 스토리텔링 페이지 ‘힐링디스커버리’를 오픈했다. 일상 속 친근한 곳부터 숨겨진 명소까지 추천 여행지를 4개 카테고리로 나눠 '힐링'을 위한 추천 메뉴, 맛집 소개까지 총 망라한다.

이는 스토리가 있는 정보를 선호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니즈를 노린 전략이다. 특정 주제와 감성을 곁들인 정보는 하나의 독립된 콘텐츠로 생명력을 얻고 쉽게 공유된다. 또한 노골적인 광고를 회피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문제는 이야기 재료의 출처다. 단 하나의 존재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벅찬 일이다. 순수 창작이 아닌 상업적 콘텐츠에서는 더더욱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이 매력 없는 것처럼 자사 브랜드 이야기만 잔뜩 풀어놓는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수 없다. 덕분에 정보를 모으고 선별하는 ‘큐레이션’ 기능은 더욱 강조된다.

놀부 힐링디스커버리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놀부지만 맛집 소개 부분에서 자사 브랜드의 음식이 아닌 신림 서울갈비, 신사 소곱창, 마포한양설렁탕 등 다른 맛집을 소개한다. 심지어 갈비와 설렁탕은 놀부가 판매하고 있는 메뉴들이기도 하다. 놀부 측은 보다 자유롭고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거리를 더욱 좁힌다는 입장이다.

최근 모바일 스타트업 시장의 총아로 떠오른 ‘피키캐스트’는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창업 사례로 꼽힌다. 피키캐스트는 론칭 초기부터 엔터테인먼트, 뉴스, 생활 정보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선별해 재구성하고 이를 유통시켜온 콘텐츠 큐레이션 앱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이야기를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구성으로 보여준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정보들을 보기 좋게 편집해 소비자들의 터치를 유도하는 것이다.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세상을 즐겁게’라는 피키캐스트의 슬로건에 부합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성격의 콘텐츠들이다. 피키캐스트는 꾸준한 콘텐츠 생산으로 이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피키캐스트라는 이름에 담긴 뜻 역시 팟캐스토와 위키피디아의 합성어에서 까다롭게(Picky) 콘텐츠를 선정(Pick)한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2014년 1월 정식 출시된 피키캐스트는 1년이 막 지난 현재 월간 방문자 640만, 월간 콘텐츠 뷰 4억 5000만이라는 기록을 내고 있다.

배달의 민족이 기존에 존재하던 외식업장의 정보를 모으고 이를 콘텐츠화 시켜 배달앱 시장을 개척한 것도 이와 비슷한 사례다.‘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흩어진 모든 이야기는 곧 또 다른 이야기의 재료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소비자들을 위한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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