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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청춘에 휴식을”… 대학의 낮잠자기 대회

입력 : 2015-05-01 19:17:08 수정 : 2015-05-01 22: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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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서 이색 이벤트
대낮에 27명의 여자들이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 깔린 은박 자리에 단체로 누웠다.

누가 낮잠을 잘 자는지 가리기 위한 이색 이벤트가 1일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에서 열렸다. AK사의 대학 홍보단인 AK서포터즈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지친 청춘들에게 즐거운 휴식을 주자는 취지로 계획됐다. 사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가자 모집을 했지만 “나도 잠 좀 자자”며 현장에 달려온 추가 참가자도 있었다. 27명의 참가자는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잠을 청했다. 곰인형을 끌어안은 참가자부터 대자로 몸을 펼친 참가자까지 자는 모습도 각양각색이었다.

반면 잠들지 못하고 포기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개미가 발가락을 간질러서 깼다’는 김모(22·여)씨는 “원래 잘 자는데 태양도 뜨겁고 개미 때문에 포기하게 돼 아쉽다”면서 현장을 떠났다.
1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덕성여대에서 열린 ‘낮잠 자기 대회’에서 취업준비 등으로 지친 참가자들이 은박 자리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얼굴에 바람을 부는 등 주최 측이 준비한 4단계의 방해공작을 통해 끝까지 잠을 자는 3인을 걸러낼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너무 많은 참가자들이 깨어나지 않아 결국 남은 10여명은 흔들어 깨워야 했다. 상금은 코를 골거나 침을 흘리며 곯아 떨어진 참가자 3명 차지가 됐다. 자는 척하던 한 참가자는 “1등 하셨어요”라는 방해공작에 넘어가 눈을 뜨고 말았다.

1등을 차지한 김모(19)양은 자신이 우승자로 호명됐는데도 잠에서 덜 깬 듯 어리둥절해했다. 김양은 “청춘의 하루는 고단함으로 가득하다”며 “아직 대학 1학년인데도 취업과 현실적인 압박 때문에 제대로 잠들지 못한 날이 많아 마음 편하게 자러 왔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덕성여대 재학생인 윤모(27·여)씨는 “과제 등 할 일이 많아 일주일에 두 번꼴로 밤을 새운다”며 “풀냄새를 맡으며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주최 측 관계자인 임모(27)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대놓고 낮잠을 잔 참가자들에게 휴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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