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불교문화 연구 중요 자료” 삼국유사에 창건내용이 기록돼 있는 울산 영축사(울산시 기념물 제24호) 터에서 청동시루 등 고려시대 유물이 발견됐다. 청동시루와 청동향로는 현재까지 발견된 것들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박물관 사적조사팀은 8일 “울주군 율리 영축사지 4차 발굴조사 중 청동시루와 청동향로, 청동완 각각 1점씩을 한꺼번에 수습했다”고 밝혔다.
울산시 울주군 율리 영축사(울산광역시 기념물 제24호) 터에서 발견된 청동시루(위부터) 와 청동향로, 청동완. 울산박물관 제공 |
울산박물관 측은 “청주 사뇌사지에서 고려시대 청동시루가 출토된 적이 있지만, 출토 당시 완전히 파손된 상태였다”며 “영축사지에서 출토된 청동시루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완형으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금속제 시루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이 출토된 청동향로는 높이 25.7㎝, 바닥지름 23.5㎝ 크기다. 동물의 발 모양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세 개의 다리가 달린 원형받침 위에 향로의 몸체가 얹혀 있는 형태이다. 원형 받침 위에는 6개의 안상문을 배치하고, 그 사이에 6개의 원문(동그라미로 이루어진 기하학 무늬)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제작기법 등으로 보아 현재까지 발견된 향로 중 비교적 이른 고려전기(11∼12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청동완은 15.5㎝ 높이 9.5㎝ 크기로, 굽 부분이 약간 손상된 상태였다.
울산박물관은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이 청주 사뇌사지, 경주 망덕사지와 같은 퇴장유물과 같은 성격의 것이라면서 영축사의 폐사와 관련된 유물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광섭 울산박물관장은 “자료가 부족했던 고려시대 울산 불교문화의 이해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라 제31대 신문왕 3년(683년)에 재상 충원공(忠元公)이 건의해 세웠다고 기록돼 있는 영축사(靈鷲寺)는 통일신라시대 불교문화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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