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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안된다고… 76번 환자 열흘간 방치

입력 : 2015-06-08 18:41:28 수정 : 2015-06-08 22: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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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간접 접촉자 386명···감염 우려 높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메르스 확산 및 대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삼성서울병원을 거쳐간 메르스 76번 환자(75·여)가 추적 관리 대상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수백명이 감염 위험에 처했다.

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76번 환자가 다녀간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과 환자 239명과 건국대병원 147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고 격리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76번 확진자가 감시대상에 포함돼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3일부터 76번 확진자가 포함된 명단을 받아 관리해왔다”며 “6일과 7일 복지부 콜센터를 통해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는 사실상 보건당국이 76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을 떠난 후 열흘 동안 당국의 추적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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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해당 환자가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같은 날 오후 5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며 “잠복기라서 요양병원 관계자에 노출은 없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병원에 대해 점검하고, 건국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에도 역학조사관이 파견돼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학적 치료가 어려워서 그런 것인지, 병실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직 파악이 안 된 상태”라며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진료를 해야 하는 게 의료법상 규정으로 병원이 환자를 메르스로 의심해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메르스를 이유로 진료거부를 하는 병의원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따라 처벌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 지역 학교가 메르스 여파로 일괄 휴업 조치가 내려진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범준기자
76번 환자는 고칼슘혈증으로 지난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 중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 환자는 2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 후 지난 1일까지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엉덩이뼈 골절 치료를 위해 지난 5일과 6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과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76번 환자가 발열 증상을 보인 것은 지난 5일이기 때문에 그 전에 접촉한 요양병원 관계자 등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국내 메르스 감염이 모두 ‘병원 내 감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전파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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