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원들은 초기 방역 망에서 파악되지 않은 감염 의심 환자를 무심코 받았다가 발병지가 된 공통점이 있다.
경기도 화성시의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하 동탄성심)은 25번 환자(57·여)와 15번 환자(35)가 거쳐 간 곳이다.
동탄성심에서 9일 파악된 확진자 2명은 지난달 15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머무르다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15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동탄성심에 입원했지만, 당시에는 보건 당국의 의심 환자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아 의료진이 메르스 감염 위험을 몰랐다.
이 때문에 15번 환자는 입원 초기 별 제약 없이 다른 환자들과 병실을 쓰면서 전파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은 입원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당국의 '의심환자' 통보를 받고 나서야 15번 환자를 격리했다.
동탄성심에 온 또 다른 메르스 확진자인 25번 환자(57·여)도 방역망 바깥의 '깜깜' 사례였다. 지난달 25일 동탄성심 중환자실에 급히 실려올 때 메르스 의심환자로 등재되지 않았다.
당국의 메르스 의심 환자 통보는 입원 6일이 지난 같은 달 31일에야 왔다. 이미 위중한 상태였던 25번 환자는 이튿날 동탄성심에서 숨졌고 확진은 사후에 이뤄져 '부실 대처' 파문을 일으켰다.
6번 환자(71)를 중환자실에 받아 경유지로 분류됐던 여의도성모병원도 감염지가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6번 환자가 메르스 발병 병원(평택성모병원)에서 왔다는 정보 자체가 메르스 발병 초기에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이후 '메르스 증상이 의심된다'며 6번 환자를 격리하고 보건 당국에 검사를 의뢰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감염자는 6번 환자의 사위(47)다. 병원 측은 이 밖에 6번 환자와 접촉해 격리 조처한 의료진·직원 중에서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경우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6번 환자가 여의도성모병원 입원 전에 찾았던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도 뜻밖의 수난을 겪게 됐다.
당시 6번 환자가 병원 사정으로 응급실에 들어오지 못한 채 28분가량 머무르다 떠났지만, 이후 응급실에서 메르스 감염자(92번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앞서 6번 환자와 접촉한 환자에 대해 메르스 검사를 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번 사태로 접촉자의 확인 및 관찰을 다시 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한편 이번 발병 병원에서 추가 감염자가 대거 쏟아질 가능성은 작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감염 원인이 된 환자가 해당 병원과 접촉한 것은 지난달 말로 메르스 잠복기인 2주가 이제 거의 다 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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