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소비 유발 등 경제 전반 큰 기여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만든 자동차 10대 가운데 4.5대는 국내에서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자국 생산량 비율은 전 세계 9대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지만, 이 수치가 매년 낮아져 우려를 낳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고용과 소비 유발 등 경제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국내 생산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45%는 국내서 생산
28일 일본 자동차 연구기관인 포인(FOURIN)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자동차 359만대를 한국에서 만들었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생산량 800여만대의 44.8% 수준이다. 글로벌 생산량 300만대 이상인 9개 주요 완성차 업체(폴크스바겐·도요타·GM·현대기아·포드·닛산·혼다·PSA·스즈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두 번째로 자국 생산 비율이 높은 업체는 도요타였다. 지난해 생산한 1050만여대 중 421만여대를 일본에서 생산해 자국 생산 비율이 40.1%였다. 미국 업체 중에서는 포드가 38.4%로 가장 높았고, 97만여대를 자국에서 생산한 PSA는 30.6%를 기록했다.
반면 폴크스바겐은 전체 1056만여대 가운데 269만여대만 독일에서 생산해 자국 생산비율이 25.4%에 불과했다. 2009년 미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GM은 글로벌 판매량 대비 미국 내 생산량 비율은 21.6%에 그쳤다. 일본 닛산은 18.9%로 9개 업체 중 자국 생산비율이 가장 낮았다.
◆자국 생산량 비중은 감소 추세
자동차산업은 산업 연관 효과와 국가경제 기여도가 높다. 이런 점에서 현대기아차가 업계 최고 수준의 국내 생산량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자국 생산량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국 내 고용과 소비를 유발하는 등 경제 기여도가 컸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비중은 2012년 49.0%, 2013년 45.7%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만 놓고 보면 국내 생산비중은 2012년 43.3%에서 2013년 39.2%로 떨어져 이미 3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엔 이보다 더 떨어진 37.9%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대단히 큰 산업이다보니 각 국가마다 자동차산업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노사 문제 등 복합적 원인으로 해외 공장 증설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자국 생산량을 유지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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