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수·신제윤도 5단지 출신 장관을 배출하는 명당이 있는 걸까? 박근혜정부만 놓고 보면 정답은 ‘있다’로 봐야 할 것 같다.
이 정부 들어 경기도 과천의 주공 5단지 아파트에서만 3명의 장관이 배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전자관보에 따르면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된 강호인 전 조달청장은 과천시 별양동에 본인 명의로 주공아파트(149.62㎡)를 보유하고 있다. 강 후보자의 지인은 이날 “강 내정자가 주공아파트 5단지에 산다”고 귀띔했다.
주공아파트 5단지는 정부과천청사와 가까워 과천의 중심이자 요지로 통한다. 부동산 시세 정보사이트를 보면 비슷한 평형대의 아파트가 현재 8억500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박근혜정부 들어 이 동네가 배출한 3번째 장관급 인사가 된다.
앞서 이 정부의 초대 교육수장으로 발탁된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과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장관급)이 5단지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관 2명을 배출한 동네’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같은 동네 출신인 강 후보자와 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 동기여서 눈길을 끈다. 24기 동기들은 지금도 청풍초(淸風草)라는 이름의 동기 모임을 한다.
예로부터 권력과 명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8년 서울 여의도 아파트에서 서울 종로구 명륜동 빌라로 이사한 후 이 집터에서 줄곧 살면서 2002년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와는 달리 당시 경쟁 상대였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 빌라에서 살다가 집으로 인한 구설에 시달려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고 결국 선거에서 지고 말았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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