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세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약 2년 만에 시청자를 찾는다. 1997년에서 출발한 응답하라 시리즈는 1994년에 이어 1988년대로 시간을 거스른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낼 '응팔'은 가족과 이웃애,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으로 향수와 공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6일 첫방송을 앞두고 관전포인트 세가지를 꼽아봤다.
◆또 '남편 찾기', 떠오를 신예스타는?
'응팔'의 큰 줄기는 '남편 찾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원호 PD는 "과거, 향수를 얘기하면서 로맨스, 첫사랑을 빠트릴 수 없다. 이번에도 남편찾기가 있다"고 공언했다. 그는 "매회 에피소트 형식인데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없다면 기승전결이 없어진다.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궤로써 남편찾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는 각각 시원(정은지 분)과 나정(고아라 분)의 남편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모으는 전개로 마지막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했다. 이는 응답하라 시리즈만의 색깔이자 인기요인으로 '응팔' 방송 전부터 남편찾기 코드의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응팔'은 아직 인물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혜리의 남편 찾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선 시리즈에서 여주인공의 남편으로 가려진 서인국, 정우를 비롯해 남편 후보로 거론된 송종호, 유연석 등도 일약 스타반열에 들었다. 방송 이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혜리의 쌍문동 골목친구 5인방 고경표, 박보검, 이동휘, 류준열, 이동휘가 남편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인지도 낮은 배우들을 스타로 발굴해온 '응답하라' 시리즈가 과연 이번에 어떤 '진주'를 건져낼지 관심을 모은다.
◆혜리, 연기력 논란 비껴갈까
여주인공을 맡은 걸스데이 혜리가 '발연기' 논란을 비껴갈지도 관심사다. 이전 시리즈의 여주인공인 정은지는 연기경험이 전무했고, 고아라는 연기력에 물음표가 따라붙었지만 방송을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혜리의 캐스팅을 두고는 시청자의 눈초리가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응팔'의 여주인공으로 나서는 혜리는 최근 연기 도전작인 '선암여고 탐정단' '하이드 지킬, 나'에서 미흡한 연기력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부 '응답하라' 시리즈의 골수팬들은 혜리의 연기력에 의구심을 표하며 '미스 캐스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은지와 고아라가 첫 회 방송만에 연기력에 대한 의구심을 완벽히 떨쳐냈기에 혜리의 연기력 판단은 시기상조다. 신원호 PD는 "혜리의 연기력에 선입견을 가졌던 스태프와 선배배우들도 현장에서 만족하는 분위기다. 다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혜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발랄한 왈가닥 소녀로, 서러움 폭발하는 둘째딸 성덕선 역은 실제 혜리의 모습을 참고해 만들어진 캐릭터로 알려졌다. 혜리가 자신을 가장 닮은 캐릭터를 만나 시청자의 우려를 떨쳐낼지 주목된다.
◆1980년대 골목길, 향수코드 통할까
'응답하라'의 복고 코드가 또 한번 시청자를 사로잡을지도 눈길을 끈다.
사실 1988년이라는 시기가 중장년층 시청자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시청층을 넓힐 수 있지만 1990년대를 주로 기억하는 기존 시리즈 팬층으로서는 오히려 공감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 PD에 따르면 1988년 쌍문동 골목길은 따뜻한 가족애와 이웃간 정을 그려내고자 고심한 결과의 산물이다. 신 PD는 "3편은 잘 될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하다보니 오히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가족과 이웃의 정을 그리기에는 1988년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훈훈한 인심이 남아있었다"고 1988년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장소적 배경이 쌍문동인 것은 가장 평균적인 동네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특별히 못 살지도, 잘 살지도 않고 들으면 이름은 알 것 같은 동네가 쌍문동이다"라며 "주변에 쌍문동 출신 지인들이 다수 있어서 조언을 구하기도 쉽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1988년은 88서울올림픽을 비롯해 5공 비리 청문회, 지강헌 사건 등 큰 사건사고가 많았던 해다.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 주현미의 '신사동 그사람 '등 다양한 장르의 명곡이 쏟아진 해도 1988년이다. 1980년대로 시대의 폭을 넓힌 '응팔'이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할 것인지 시청포인트가 되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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