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리운전 사고, 12월부터 차주보험으로 보상

금감원 권고… 車보험 ‘운전자 제한 특약’ 개정 적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 중 사고를 냈을 때 자동차 소유주의 보험으로 우선 보상하고 대리운전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 운전자한정특약이 개정된다.

2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대리운전 이용자(차주)의 자동차보험에서 대리운전 중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운전자 한정 특약 조항 변경을 권고했다. 이런 권고사항을 받아들여 현대해상, 흥국화재 등 일선 손해보험사들은 이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약관을 변경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냈을 때 자동차 소유주는 즉시 손해액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되며, 대리운전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해 자동차소유주의 자동차보험료 할증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리운전 업체도 자동차보험 대물 특약을 강화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해 99% 이상이 운전자 범위를 제한하는 운전자 한정 특약에 가입되어 있다”며 “그 동안 대리운전 기사가 무보험상태에서 일으킨 사고로 차주가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주의 보험으로 선보상한 후 대리운전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가입자 대부분은 보험료를 절약하고자 운전자를 자신이나 부부, 가족 정도로만 한정하므로 대리운전업체가 따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대리운전 중 사고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보험 보상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방침 마련을 권고했고, 이번 특약 개정으로 반영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대리운전업체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정비업이나 주차장업, 세차업 등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일선 손해보험사들도 이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개정되는 내용은 운전자 한정특약 및 대리운전자 운전 중 사고담보 특약이며, 개인용은 물론 업무용과 영업용 등도 관련 특약이 개정된다. 특히 대리운전자 운전 중 사고담보 특약은 현행 대인Ⅰ 제외 전담보에서 대인Ⅰ·Ⅱ 제외 전담보로 변경 된다.

운전자 한정 특약이 개선되어도 대물 배상 범위는 의무보험 한도인 사고당 1000만원이며, 차주나 자기차량은 보상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대리운전자의 사고로 차주가 다치거나 본인 소유의 차가 판손되어도 보상되지 않는다.

김승동 기자 [e-mail]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