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종합시장’이라고 불리는 상가는 디자인부터 제작, 판매, 유통까지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패션 클러스터다. 유명 의류매장 못지않게 매장을 꾸며 눈길을 사로잡는 젊은 사장의 원단 가게, 뜨개질 배우러 온 아주머니들의 사랑방이 되어버린 털실 가게, 상가에서 산 원단과 부자재들을 가져가면 옷과 생활소품을 만들어주는 양장점과 재봉틀 가게, 상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매점들, 그리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북적인다.
KBS2 ‘다큐 3일’은 6일 방송에서 동대문 원단부자재상가의 활기찬 72시간을 전한다. KBS 제공 |
상가의 문은 새벽 6시가 되면 열린다. 그리고 오전 8시쯤이면 대부분의 매장이 장사를 시작한다. 42년째 의류부자재 가게를 운영 중인 박형서 사장은 이제 힘에 부쳐 자식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2주 전에는 아들 태현씨에게 물려줄 새 가게도 열었다. 아버지 가게와 이름이 똑같은 간판을 내걸자 태현씨는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웃는다.
매장들 사이로 “가위, 가위” 하는 소리가 들린다. 동대문 시장의 가위를 도맡아 갈고 있는 정상수씨의 목소리다. 그는 38년간 가위를 갈았던 아버지를 이어 14년째 가위를 갈고 있다. 정씨는 “아버지만큼만 사람들한테 신임을 받고 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다짐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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