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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편 들어야 하나…”文·安 틈에 낀 거물들

입력 : 2015-12-14 18:32:17 수정 : 2015-12-15 01: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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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고민 깊다” 탈당 관련 부인...일각선 “향후까지 설계” 의구심도...박영선·박지원·손학규 선택 따라...安 탈당 ‘찻잔 속 태풍’ 여부 갈릴 듯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촉발된 야권 재편의 파급력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제1야당 내분이 안 의원과 새정치연합 일부 탈당파의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될 지는 김한길, 박영선, 박지원 의원과 손학규 전 상임고문, 김부겸 전 의원에게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안 의원과 함께 공동창업주인 김 의원의 행보다. 김 의원은 14일 의원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표도 숙고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저도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민이 깊다”는 말과 함께 “공동창업자(안 의원)가 탈당했잖아요”라고 했다.

김 의원 측은 안 의원 탈당과의 연관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향후 계획까지 설계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한 비주류 의원은 “김 의원이 탈당하면 수도권은 물론 호남의원까지 적잖게 동행할 수 있어 파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남 비주류 좌장인 박지원 의원은 연일 문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문 대표가 선거 패배에 이어 분열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박 의원은 내분 수습을 지켜보며 탈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영선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안철수 신당’ 창당 시 영입 대상 1순위로 꼽힌다. 안 의원이 지난달 4일 대구에서 가진 강연에 박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참석했고 같은 날 오후 열린 박 의원의 북콘서트에는 안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나란히 왔다.

특히 박 의원은 안 의원 탈당 직전 문 대표와 전화로 양측을 오가며 막판 중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 전 대표를 보냈다고 문재인당으로 전락해선 안된다“며 “당의 분열을 치유하고 함께 갈 수 있는 통합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문 대표가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자신이 출마한 대구에서 당 지지율이 미미해 이번 사태보다 선거 승리에 대한 고심이 더 깊어 보인다.

전남 강진 토굴에서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에 대한 ‘러브콜’도 부쩍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이 안 의원이 만들 신당에 합류하면 정치적 무게감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호남을 중심으로 야권 재편을 노릴 신당으로선 삼고초려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문·안·박 연대의 한 축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느 한 편을 들어주기 어려워 곤혹스런 처지다. 박 시장은 처음엔 문·안·박 연대에 호의적이었다가 문·안 갈등이 고조되자 한 발짝 물러섰다. 임종석 정무부시장과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등 측근들이 당 후보로 총선에 도전한 만큼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당 밖에서는 전북 지역에 영향력이 큰 무소속 정동영 전 의원이 정치활동 재개를 시사해 안 의원과의 연대 여부 등이 주목된다. 전북 순창에서 ’칩거’해온 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연구소 송년회에 참석해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행사 인사말에선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고, 선배님들과 동지들을 뵈니 엔도르핀이 솟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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