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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북·중 외교회담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국립컨벤션센터(NCC)의 한 방에서 두 차례 조우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이 두 차례(오후 3시30분부터 5분간 및 4시54분부터 15분간) 머문 NCC 1층의 12A호실은 각국 외교장관들이 회담 일정 등을 기다리며 사용하는 공용 공간이다. 다른 소식통은 “방에는 가로, 세로 각각 22m의 크기로 5개의 소파가 있다”며 “이 중 2개는 한국 측이, 2개는 북한 측이 차지했으며 윤 장관과 리 외무상 간 거리는 3m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행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다자무대에서 처음 이뤄진 북·중 외교수장 회동이었다. 중국 쿤밍(昆明)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와 같은 숙소에 묵고 있는 리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회동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리 외무상과 왕 부장은 이날 낮 12시쯤부터 1시간가량 NCC 15호 회의장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오전 11시59분 왕 부장 일행이 회의장에 먼저 들어갔고, 2분 후에 리 외무상 일행이 도착했다. 대기 중이던 왕 부장은 회의장 밖까지 나와 리 외무상을 맞이하며 악수했다. 두 사람은 웃으면서 카메라를 향해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왕 부장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친밀감을 나타내려는 듯 리 외무상 등에 손을 올리기도 했다.
왕 부장은 회의장에서 외무상으로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리 외무상에게 “취임을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리 외무상은 이에 북·중관계 발전을 평가하면서 “축전 보내주신 것을 감사히 받았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축전은 이달 초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이뤄진 친서교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 국기가 놓인 회의장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웃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전날(24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당시 윤 장관 발언을 듣던 왕 부장이 불만이 있는 듯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괸 채로 발언을 듣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리 외무상이 회담에서 왕 부장에게 북·중 간 우정을 강조하며, 우호협력과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류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불만 가득찬 왕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간에 갈등이 이는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 찬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윤병세 장관의 발언에 불만이 있는 듯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비엔티안=연합뉴스 |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앞서 이날 오전 9시5분부터 약 30분간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28일 발족하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 북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남중국해,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개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12·28 위안부 합의 후 7개월 만에 열렸다. 기시다 외무상은 금명간 개최될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계기에 윤 장관의 일본 방문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갑게 손은 잡았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 찬 팰리스호텔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
비엔티안(라오스)=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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