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천년고도 경주 지역의 문화재 복구를 위해 민관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속한 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빗물이 훼손된 문화재에 스며들어 복구를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복구작업에도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으로 국보 제31호 첨성대(왼쪽)와 국보 제20호 불국사 다보탑이 피해를 입은 모습(동그라미 원안). 강진으로 첨성대의 상부 정자석 남동쪽 모서리가 5㎝ 더 벌어지고, 다보탑의 상층부 난간석이 내려앉았다. 경주=연합뉴스 |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연휴기간 천막이나 비닐로 이들 국보 등 문화재의 훼손 부분을 덮는 등 응급조치를 마쳤다. 하지만 앞으로 비가 더 내릴 경우 지붕에 빗물이 스며들어 서까래 등 주요 목조문화재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경주시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주문화재돌봄사업단 등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특히 석탑 등 석조문화재의 균열 부분을 방수처리하고 기단부에는 지반이 약화되지 않도록 우장막을 깔아 제2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다.
경주문화재돌봄사업단도 지진이 발생하자 훼손된 문화재 실태 파악과 복구 사업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평소 지자체와 문화재청의 손길이 닿지 않는 문화재 사각지대를 지키는 문화재119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단은 추석 연휴기간 2인1조로 12개팀을 구성해 100여곳이 넘는 문화재에 대한 긴급 모니터링을 했다. 모니터링 결과 훼손이 심한 경주의 충의당과 수봉정, 오릉뿐 아니라 청도 섬암고택, 포항 삼명서원, 영천 사의당 등 45곳의 문화재 훼손을 확인하고 긴급 보수작업을 벌였다. 날씨가 좋아지는 19일 오후부터는 전국에서 32명의 와공이 추가로 경주에 집결해 본격적인 문화재 복구작업에 들어간다.
전국문화재돌봄지원센터 진병길 이사장은 “신속한 대처가 선행돼야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다”며 “이를위해 문화재청과 지자체, 민간단체 등이 역할을 나눠 문화재 복구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장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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