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까지의 소득분배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상위 10%의 소득비중은 48.7%였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소득이란 임금·보너스·스톡옵션 등의 노동소득을 비롯해 이자와 배당 등의 금융소득, 사업소득 등을 모두 더한 것이다.
이는 같은 해 미국(48.3%)과 일본(42%), 영국(40%) 등 해외 주요국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프랑스(32.6%)와 스웨덴(30.6%)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30% 내외 수준을 보였다.
한국의 상위 10% 소득 비중은 2003년(36.3%)까지 30%대였지만 2004년 40.71%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6년에는 49.19%로 더 높아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홍민기 연구위원은 “현 시점이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50%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1%의 소득집중도 또한 심각했지만 10%보다는 덜한 편이었다. 2016년 기준 상위 1%의 소득집중도는 14.4%였다. 2010년(12.8%)보다 1.6%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2010년대 들어 상위 1%의 소득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경우 21.2%를 기록했고 영국 12.8%, 일본 10.5%, 프랑스 8.6%, 스웨덴 8.8% 등이었다.
과거에 소득이란 임금 등 노동소득을 의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경제 발전이 계속되며 고소득자일수록 사업·금융 소득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노동소득만으로는 전반적인 소득격차를 설명하기 힘들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 상위 1% 집단이 총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7.8%에서 2016년 8.2%로 0.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사업소득 상위 1% 집단이 총 사업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0.0%에서 25.4%로 5.4%포인트 상승했다. 또 금융소득 0.1% 집단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6%에서 26.4%로 늘었다. 결국 임금과 같은 전통적인 소득 차이보다는 사업소득이나 불로소득을 통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저소득 가구, 즉 소득 불평등 상황이다. 홍 연구위원은 “하위 50%의 소득 비중은 중국보다도 낮아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2015년 0.396에서 2016년 0.402로 악화했다. 0~1로 표시되는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유엔은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의 기준을 0.4로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상위 10%의 소득 경계값은 연소득 5047만원이었다. 상위 5%의 기준은 연소득 7276만원, 1%는 1억2971만원이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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