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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은행 '순이익 급증'=가계 '이자 부담 가중'?

입력 : 2018-03-05 05:00:00 수정 : 2018-03-04 11: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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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은행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급증의 주 요인은 금리 상승과 부실 축소입니다. 특히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커진 게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말부터입니다. 우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기 시작한 것도 시장금리 상승을 부채질했습니다. 은행권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대출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은행의 순이익 증가의 이면엔 가계의 이자 부담 가중이란 그림자가 드리워 있습니다. 은행의 '성과급 잔치'를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까요?

은행들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을 11만1000명으로 4000명 줄였습니다.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실시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임직원 1인당 순이익은 1억1000만원으로, 전년의 5.5배가 됐습니다. 이익을 크게 늘린 은행들은 지난해 말 전년의 2배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11조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연이은 경기 불황에도 은행들이 자기 잇속만 챙긴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특수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11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6년 순이익은 2조5000억원이었다. 1년 새 순이익 규모가 약 4.5배로 커진 것이다. 인터넷은행 2개가 지난해 출범했지만 이들은 2000억원 적자였다.

금리가 오르고 부실이 줄어든 게 순이익 급증의 주 요인이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부실 감소로 대손충당금을 덜 쌓은 것이다.

대출금리는 예금금리보다 높다. 그 격차가 커져 순이자마진(NIM)이 1.55%에서 1.63%로 상승했다. 결국 이자이익이 37조3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8.5%) 증가했다. 오승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국내 은행들의 NIM은 미국 상업은행들(3.19%)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대손비용은 7조2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5조5000억원(43.9%) 감소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돼 산업·수출입 등 특수은행들의 대손비용이 5조2000억원 줄었다.

금리는 앞으로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오 부원장보는 "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은행 지난해 11조원 넘는 순이익…7년만에 가장 큰 규모

은행의 총자산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363조5000억원이다. 2016년 말보다 95조4000억원(4.2%) 증가했다. 증가율은 2016년(4.8%) 대비 다소 둔화했다.

원화대출 잔액이 1508조원으로 80조9000억원(5.7%) 늘었다. 가계대출은 660조4000억원으로 7.1% 증가했다. 증가율은 2016년(9.6%)보다 낮아졌다. 대기업 대출은 2.6%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7.4% 늘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실채권비율은 1.18%로 2016년 말보다 0.24%포인트 하락, 2015년 이후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부실채권비율은 고정이하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눈 값이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15.21%), 기본자본비율(13.09%), 보통주자본비율(12.53%)이 각각 0.40%포인트, 0.59%포인트, 0.53%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과 전북은행을 제외하면 은행들의 총자본 기준 BIS 비율이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13.5% 이상)을 웃돌았다.

순이익 규모를 총자산과 비교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 자기자본과 비교한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00%로 각각 0.37%포인트와 4.6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임직원들의 1인당 순이익은 1억1000만원으로, 2016년(2000만원) 대비 4.5배 늘었다.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 대규모 명예퇴직에 총 임직원이 11만1000명으로 4000명 감소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상당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금감원 이진석 은행감독국장은 "성과급 지급 규모가 은행 전체적으로 2016년보다 2배쯤 늘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금리 상승기, 예대마진 확대…은행들 자기 배만 불렸단 지적도

일부에서는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에 예대마진을 확대,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대마진이란 금융기관이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나머지 부분으로, 금융기관의 수입이 되는 부분이다. 대출금리가 높고 예금금리가 낮을수록 예대마진이 커지고, 금융기관 수입은 그만큼 늘어나게 돼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오 부원장보는 "추세적으로 보면 예대금리차의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은행이 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는지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배당이나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익이 나면 주주에게 환원하는 문제라 은행의 자율"이라면서도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 자본인 만큼 적정성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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