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트위터리안이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를 겨냥한 ‘혜경궁김씨 의혹’에 대해 “현상금을 내걸겠다”며 올린 게시글.트위터 캡처 |
10일 한 트위터 이용자는 ‘혜경궁김씨 현상 수배’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혜경궁김씨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해서 경찰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분께 현상금 ‘500만원+α’를 드린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라고 적었다.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이재명 제명 촉구’ 촛불집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이 든 손팻말에 “패륜 막말 혜경궁김씨 누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트위터 캡처 |
이는 전날 한 종합일간지 1면 하단에 실린 “혜경궁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지면광고의 연장선이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불거진 혜경궁김씨 논란을 재점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혜경궁김씨는 수년간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방하는 게시글을 올렸는데, 일부 누리꾼은 경선 과정에서 해당 계정의 주인을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친문 핵심 전해철 의원은 혜경궁김씨를 경기도선관위에 고발하기까지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 일환인 ‘혜경궁김씨 의혹’ 지면광고가 실린 신문이 지하철역, 열차칸 등 곳곳에 배포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
지면광고에 이은 ‘혜경궁김씨 현상 수배’는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호응을 얻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뿐 아니라 혜경궁김씨 지면광고를 기획·실행한 온라인카페에서도 혜경궁김씨에 현상금을 걸며 ”현상금 300만원은 제가 부담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에서는 ‘현상수배 컨셉의 혜경궁김씨 2차 지면광고를 기획하자’는 주장 또한 힘을 얻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이같은 움직임을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이날 통화에서 “광고나 현상금에 대한 입장은 따로 밝히지 않겠다”라며 “이미 경선에서 다 해소가 된 의혹이다. 유권자들이 알아서 판단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온라인상의 혜경궁김씨 의혹에 대해 직접 장문의 글을 올려 반박한 데 이어 전날 아내 김씨가 지난 19대 대선 경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지를 표명하는 유세 모습을 담은 “김혜경은 누구입니까”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리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오른쪽)가 지난 3월 중순 이 후보의 성남시장 퇴임식 갈무리 토크쇼에서 시 공무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
민주당은 경선 앙금 후유증을 걱정하면서도 해당 의혹에 대한 판단에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경선이 끝났으니 ‘우리는 원팀’으로 가야 하는데 공세 수위가 점차 높아져 걱정”이라면서 “(의혹과 관련해) 당에서 개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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