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난 중소기업 대출은 최근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내부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8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중소기업대출은 전월보다 5조원 늘어난 66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9월(5조9000억원) 이후 최고치다.
가계에 쏠리던 대출이 분산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화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중소기업 업황이 그리 밝지 않을 뿐 아니라 부채의 질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 자동차 부문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관련 중소업체의 생산은 감소 추세다. 미·중 무역전쟁 등 국제 통상마찰이 격화하고,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약화하면 수출까지 흔들릴 수 있다.
이미 부실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의 7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을 보면 중소기업 연체율은 7월 말 0.58%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27%)의 2배가 넘는다. 한은이 집계한 지난 1분기 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을 봐도 0.33%로, 지난해 말(0.29%)보다 0.04%포인트 높아졌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2018년 하반기 경제 및 중소기업 전망’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대출 부실률은 수출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높아질 전망이다”며 “저금리로 버티던 한계기업의 부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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