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에 대한 미국의 첨단기술을 지목한다. 2015년 발표된 미국의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VLSI리서치에 따르면, 반도체장비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50조원 대이며, 이 중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매출은 전체시장의 20%인 약 10조원이며 2위는 네덜란드의 에이에스엠엘이 약 7조원, 3위는 미국의 램리서치가 6조원 대로 3개 기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어 세계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10위 이내 기업을 보면 4위는 일본 도쿄일렉트론, 5위는 미국 KLA-덴코, 6위 및 7위는 일본 스크린반도체와 어드반테스트, 8위는 미국 테라다인, 9위는 일본 히타치 하이테크코쿠사이, 그리고 10위에 삼성계열사인 세메스가 약 1조원 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11위부터 15위까지도 미국과 일본 반도체장비 회사가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반도체장비 산업의 세계 현주소이다. 이를 보듯 만약 미국과 일본이 협력해 반도체의 핵심공정에 들어가는 반도체장비 공급을 제한한다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통한 시 주석의 ‘중국몽’(中國夢·중화민족의 부흥) 실현은 상당기간 늦춰질 수밖에 없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 |
중국 또한 반도체생산 핵심장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반도체장비 산업에 막대한 투자 및 인력양성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형국이다. 우리도 중국보다 약 25년 앞서 장비개발 로드맵을 세우고 반도체장비 산업발전을 위해 산·학·관이 함께 노력했으나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다. 반도체장비 제작기술 확보는 첨단기계 설계·가공 및 생산기술 등 공학의 전통기술 위에 물리·화학·전기전자·재료 및 소프트웨어 기술 등 첨단기초과학이 더해지면서 막대한 시간·투자·기술인력의 지원체제가 갖춰져야 가능하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분야 선전포고는 중국의 무역전쟁 대처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이로 인해 중국은 거대자본과 우수인력으로 반도체장비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반도체 메모리생산 세계 1위 국가로서 반도체 산업이 지속가능하도록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한 반도체장비 개발 고도화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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