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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위해”vs“동물학대“… 반려견 ‘발톱날리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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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06 11:06:41 수정 : 2019-02-06 11: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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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 ‘발톱날리기’ 필요할까 최근 온라인상에서 개 발톱을 거의 남기지 않고 잘라버리거나 아예 뽑는 ‘발톱날리기’가 논란이다. “개의 관절 건강과 미용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극심한 고통을 주는 명백한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혈관까지 자르는 ‘발톱날리기’... 개들 고통스러워해

“자르고 나서 간식으로 보상 줬는데도 삐진 것 같네요.”

한 누리꾼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려견에게서 잘라낸 발톱 사진을 올리고 쓴 글이다. 그는 “발톱을 최대한 바짝 자르고 나면 피가 엄청 흐른다. 이때 바로 지혈제를 바르면 피가 멎는다”며 “‘개 잡는 소리’가 나지만 개를 위해 어쩔 수 없다. 간식을 줬는데 (반려견이) 아직도 삐져있다”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반려견 관련 커뮤니티,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선 이런 발톱날리기 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해당 누리꾼들은 “강아지가 많이 아파하고 발버둥쳐도 마음 약해지지 말고 해야 한다”, “한 사람이 개를 잡고 다른 사람이 발톱을 날리면 좀 수월하다”, “A지혈제를 쓰면 피가 잘 멎는다” 등 ‘팁’을 주기도 한다. 바닥에 흐른 피나 반려견의 발에 묻은 핏자국을 ‘인증샷’삼아 올린 주인들도 있다.

개는 발톱 안에 혈관이 있다. 보통 반려인들은 이 혈관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개의 발톱을 다듬는다.

하지만 발톱날리기는 다르다. 피가 나더라도 발 가까이 바짝 자르거나 뽑는다. 대부분 개는 마취 없이 하는 발톱날리기를 무척 고통스러워한다. 울부짖고 도망가려 하거나 배변을 하고 심지어 주인을 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동물병원, 미용숍에선 마취 후 발톱날리기를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곳도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관절 건강’ 위해서? 미용상 이유로 하는 견주도

발톱날리기를 감행하는 견주들 대부분은 반려견의 ‘관절 건강’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발톱이 너무 길면 반려견이 섰을 때 발가락뼈가 들려 관절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반려견 커뮤니티에선 회원들이 발톱날리기와 관련된 의학적 자료라며 이를 공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포메라니안 등 관절이 약한 견종은 발톱이 길면 슬개골 탈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아예 발톱을 짧게 잘라야 한다는 것.

그런가 하면 미용상 목적으로 발톱날리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누리꾼은 반려견 커뮤니티에 “우리 OO(반려견 이름)는 주기적으로 발톱날리기를 하고 있다. 깔끔해 보이고 개가 걸을 때 ‘탁탁탁탁’하는 소리도 안 나서 좋다”며 “마치 고양이 발처럼 귀엽다”고 글과 사진을 남겼다. 상당수의 견주가 발톱날리기를 하는 이유로 ‘개가 사람을 할퀼까 봐’, ‘반려견이 걷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깔끔해서’ 등을 꼽았다. 실제 도그쇼에 출연하는 ‘쇼도그’ 중엔 서 있거나 걸을 때 모습이 예뻐 보이기 위해 발톱날리기를 한 개들이 많다고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문가 “산책만 잘 시켜도 발톱 자를 필요 없다”

전문가들은 발톱날리기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혈관을 제거할 정도로 발톱을 짧게 자르는 것은 개에게 정신적-신체적 상해를 남길 수 있으며, 개를 주기적으로 산책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적정한 발톱 길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개를 산책시키는 것은 견주의 의무이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길어진 발톱을 개에게 고통을 주면서까지 발톱날리기를 해선 안 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발톱날리기에 찬성하는 측은 실내에서만 키우는 개는 발톱을 짧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발톱을 날려주는 게 오히려 건강에 좋다고 반박한다.

PTDE(유럽개훈련협회, Pet Dog Trainers of Europe)는 발톱날리기에 대해 “개의 긴 발톱은 걷거나 뛸 때 무척 중요하다. 특히 코너를 돌 때 발톱으로 땅을 움켜 집는다”며 “개의 혈관은 절대 잘려선 안 된다. 개에게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며 완전히 불필요하다. 출혈이 일어나면 감염 위험도 증가한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또 “대부분 개들은 산책만 제대로 시키면 발톱을 깎을 필요가 없다. 개가 서 있을 때 발톱으로 인해 발가락이 들리지만 않는다면 괜찮다”고 조언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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