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만찬과 환영공연에 잇따라 참석해 미국에 보란 듯 북·중 우의를 과시했다. 오는 28, 29일 중국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을 앞두고 ‘북한카드’를 고리로 대미 협상력 강화를 꾀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시 주석은 “과거 역사를 통한 북·중 우의 전통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고, 김 위원장도 이에 화답하며 “함께 미래를 열어가자”고 답했다.

2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전날 저녁 7시쯤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평양 목란관의 연회장에 들어섰다. 인민일보는 “장내 북한 주민들이 기립하여 장시간 열렬히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특히 “장엄한 분위기의 목란관에는 환한 불빛과 함께 손님들로 가득 차 있어 장엄하고 기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인사말에서 “70년 북·중 관계사를 돌이켜볼 때 양측 전 세대 지도자들이 북·중간 전통적 우의를 만들어 우리에게 소중한 부를 남겼다”고 전했다. 이어 “오랜 시간이 지나 상전벽해의 변화가 왔고, 정세가 변화무쌍하여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었지만, 양국 우의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더욱 굳건해졌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현재 북한의 당과 인민은 김 위원장 영도하에 새로운 전략 노선을 시행하고,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또 “중국은 북한과 함께 북·중 관계와 항구적 지역 평화, 공동 번영의 밝은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인사말에서 “가장 존경하는 중국 귀빈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중은 사회주의를 공동 건설하는 과정에서 이미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서로 협력을 지지하는 훌륭한 전통을 형성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년에 네 차례 만남을 통해, 나는 시 주석과 사회주의 제도를 견지하는 것이 북·중 친선을 지키는 것임을 확인했다”며 “시 주석 방북으로 북·중 우호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열렸다”고 밝혔다.



시 주석 부부는 이후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관람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 부부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모든 관중이 기립해 큰 박수와 환호로 환영했다”고 전했다. 또 “10만여 명이 입장할 수 있는 5.1 경기장은 빈자리가 없었으며, ‘시 주석 부부 열렬 환영’ 등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에는 조선 3대 악단인 국립교향악단과 공훈합창단, 삼지연 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섰다. 공연은 ‘조·중 우의는 영원하여라”를 주제로 한 대형 가무 공연으로 끝이 났다. 행사가 마무리된 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관객과 함께 서서 예술가와 배우의 열연에 박수를 보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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